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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기

11세기는 서력 1001년부터 1100년까지의 기간을 가리키는 세기로, 제2천년기의 첫 번째 세기에 해당한다. 율리우스력에 따르면 1001년(로마 숫자 MI)에 시작하여 1100년(MC)에 끝나는 100년간의 시기이다. 현재로부터 약 천 년 전의 시대이다.

시대적 개요

유럽 역사에서 11세기는 중세 성기(High Middle Ages)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전반적으로 동로마 제국은 초반까지의 중흥기를 뒤로하고 셀주크 제국과 노르만인의 침공으로 급격한 쇠퇴를 겪었다. 1054년에는 동서 교회의 대분열(Great Schism)이 발생하여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로 나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이 분열은 이후 약 천 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서유럽에서는 노르만 정복과 봉건제의 강화가 두드러졌다. 1066년 정복왕 윌리엄이 잉글랜드를 정복한 헤이스팅스 전투는 중세 유럽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되며, 이 사건으로 바이킹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1095년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호소로 시작된 제1차 십자군 전쟁(1096~1099)은 유럽이 지중해 세계와 본격적으로 접촉하게 만든 계기였다.

동아시아와 한국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송나라가 요나라(거란), 서하(탕구트)와 삼각 관계의 전쟁과 화친을 반복하는 가운데 문화·과학·기술의 전성기를 누렸다. 왕안석의 신법 개혁(1069~1076)과 사마광이 주도한 《자치통감》 편찬(1084)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 업적이다. 중국에서는 이 시기에 활자 인쇄술(1041~1048, 필승의 도자기 활자), 화약 관련 기술, 자기 나침반에 대한 최초의 문헌 기록 등 과학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졌다.

한국에서는 고려가 거란의 침입을 격퇴한 시기이다. 제2차 고려-거란 전쟁(1010), 제3차 고려-거란 전쟁(1018~1019)에서 강감찬 장군이 귀주 대첩을 이끌어 거란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 외에도 전연의 맹약(1004), 강조의 정변(1009) 등이 11세기 초반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기타 지역

중동에서는 셀주크 튀르크가 등장하여 아바스 칼리파국의 실질적 영향력을 대체하였다. 1071년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셀주크군이 동로마 제국을 격파하면서 비잔틴의 군사적·경제적 황금기는 종결되었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이븐 알하이삼(알하젠)의 《광학서》(1021)와 아비켄나(이븐 시나)의 《의학 정전》(1025) 등이 저술되어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

인도에서는 촐라 왕조가 해상 세력을 바탕으로 남인도와 동남아시아 일대에 영향력을 확장하였고, 가즈나 제국이 북서 인도를 침략하였다. 일본에서는 헤이안 시대가 지속되며 후지와라 씨족이 섭정 정치를 통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였다. 아메리카에서는 톨텍 문명과 믹스텍 문명이 번성하였고, 북아메리카에서는 미시시피 문화가 발달하였다.

건축과 문화

11세기에는 영국 세인트 알반스 대성당, 이탈리아 피렌체 세례당, 중국 카이펑의 철탑(1049), 일본 우지의 뵤도인 봉황당(1053), 인도 브리하디슈바라 사원(1010) 등이 건축되어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다. 문학 분야에서는 일본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 이야기》(약 1001~1008), 페르시아 시인 피르다우시의 《샤나메》(약 1009년 완성)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 저작으로 꼽힌다.

과학 기술의 발전

11세기 중국에서는 1024년 세계 최초의 지폐가 쓰촨 지방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철강 생산에 무연탄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대규모 삼림 벌채를 막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088년에는 심괄(沈括)이 《몽계필담》에서 자기 나침반에 대해 최초로 언급하였으며, 1094년에는 소송(蘇頌)의 천문 시계탑이 카이펑에서 완성되었다. 유럽에서는 볼로냐 대학교(1088)와 옥스퍼드 대학교(1096)가 설립되어 중세 대학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11세기는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서 정치적 변혁, 문화적 융성, 과학기술적 진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세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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