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발농게(학명: Austruca lactea, 이명: Uca lactea)는 절지동물문 연갑강 십각목 달랑게과(Ocypodidae)에 속하는 게의 일종이다. 대한민국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및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이다.
분류 및 명칭
흰발농게는 1835년 De Haan에 의해 최초로 기재되어 오랫동안 Uca lactea로 분류되었으나, 이후 속(屬) 체계가 개편되면서 Austruca lactea로 재분류되었다. 영문명은 'Milky Fiddler Crab'(우윳빛 바이올린 연주자)으로, 외국에서 수컷이 커다란 흰색 집게발을 흔드는 모습이 바이올린 연주처럼 보이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국명 '흰발농게'는 수컷 집게다리의 끝이 하얗게 빛나는 특징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된다.
형태 및 특징
성체의 갑각 너비는 약 14mm, 몸길이는 약 9mm 정도로 손톱만 한 크기의 작은 게이다. 수컷은 한쪽 집게발이 극단적으로 크고 흰색을 띠며, 암컷은 몸 전체가 백색으로 나타난다. 갑각에는 검은 얼룩이 산개해 있으며, 개체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얼룩이 넓어져 완전히 검어지는 경우도 있다.
서식지 및 분포
흰발농게는 조간대 최상부에 서식하며, 갯벌 속에 40~50cm의 굴을 파서 집을 짓고 생활한다. 주로 섭식이나 번식을 위해 썰물 때 물이 빠지면 굴 밖으로 나온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汽水域) 및 모래와 진흙이 적절히 결합된 갯벌에서 주로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행동 및 생태
작은 집게발은 먹이 섭식에 사용되며, 갯벌의 흙 속 유기물을 걸러 먹는 여과섭식자가 된다. 큰 집게발은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원을 그리며 흔드는 행동(waving)과 적에 대한 방어·위협 행동에 사용된다. 흰발농게는 코끼리, 쥐, 새 등과 유사하게 진동 신호를 통해서도 의사소통하며, 구애 신호와 공격 신호가 구분되어 각기 다른 진동 양식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번식기 수컷은 굴 입구 뒤쪽에 '세미돔(Semidome)'이라 불리는 건축물을 지으며, 이는 암컷에 대한 성적 과시나 경쟁자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추정된다. 사람의 발에 밟혀 이 구조물이 파괴될 경우 흰발농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보전 현황
흰발농게는 대한민국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및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개발 사업 등 개발 행위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대규모 개체군이 발견되어 서식지 보전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갯벌 서식지의 훼손과 인간의 무단 출입으로 인한 서식지 교란이 주요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관련 연구
흰발농게의 세미돔 건축 행동이 성적 신호로서 기능한다는 연구(Kim et al., 2004), 인위적 훼손이 흰발농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Park et al., 2024), 맥락에 따라 진동 신호가 달라진다는 연구(Kim et al., 2024) 등이 학술지에 발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