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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체

흑자체(黑字體)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타이포그래피 용어이다. 첫째는 서양 활자체의 한 갈래인 블랙레터(blackletter)를 가리키며, 둘째는 동아시아 타이포그래피에서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부리(세리프)가 없는 글꼴, 즉 산세리프 계열의 글꼴을 이르는 명칭이다.

서양 타이포그래피에서의 흑자체

서양에서 흑자체(blackletter)는 대략 1150년부터 17세기까지 서유럽 전역에서 사용된 문자이다. 고딕체(Gothic script), 고딕 소문자 또는 고딕 글꼴로도 알려져 있다. 카롤링거 소문자(Carolingian minuscule)로부터 발전하였으며, 12세기 유럽에서 읽고 쓸 수 있는 인구가 늘어나고 새로운 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 빠르게 필기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였다. 흑자체는 이탤릭체 및 로만체와 함께 서양 타이포그래피 역사의 주요 글꼴 중 하나로 분류된다.

흑자체의 주요 형태로는 텍스투라(Textura, 또는 Textualis), 슈바바허(Schwabacher), 프락투어(Fraktur), 쿠르시바(Cursiva), 하이브리다(Hybrida) 등이 있다. 이 중 프락투어는 독일어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흑자체 형태로, 때로는 흑자체 전체를 프락투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흑자체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스웨덴어에서는 1870년대까지, 핀란드어에서는 20세기 초까지, 에스토니아어와 라트비아어에서는 1930년대까지, 독일어에서는 1940년대까지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독일에서는 1941년 아돌프 히틀러가 공식적으로 흑자체의 사용을 중단시켰다.

'고딕(Gothic)'이라는 용어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에 이 문자를 묘사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르네상스 인본주의자들은 이 서체를 야만적이라고 생각하였고, '고딕'은 야만적인 것의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흑자체는 고대 고트 문자나 현대의 산세리프 글꼴(때때로 고딕이라고도 불림)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현대에는 수학 분야에서 실수부(ℜ)와 허수부(ℑ)를 나타내는 기호 등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유니코드의 수학 알파벳 기호 범위(U+1D504-1D537, U+1D56C-1D59F)에 별도로 인코딩되어 있다.

동아시아 타이포그래피에서의 흑자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자권에서 흑자체(黑字體)는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부리(세리프)가 없는 글꼴을 가리킨다. 한국에서는 '고딕체' 또는 '돋움체'로 더 널리 알려져 있으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획이 굵은 활자체"로 정의하고 '고딕체'와 동의어로 제시하고 있다. 중국어권에서는 '헤이티(黑体)'라고 하여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동아시아에서의 흑자체는 서양의 블랙레터와는 다른 개념으로, 오히려 서양 타이포그래피의 산세리프(sans-serif) 계열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간판, 제목, 디지털 화면 등에서 널리 사용되며, 맑은 고딕, 나눔고딕, Apple SD 산돌고딕 Neo 등이 대표적인 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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