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훔볼트펭귄(Humboldt penguin, 학명: Spheniscus humboldti)은 펭귄과 줄무늬펭귄속(Spheniscus)에 속하는 펭귄의 일종이다. 남아메리카의 칠레와 페루 해안을 따라 흐르는 훔볼트 해류(Humboldt Current)의 이름에서 유래하였으며, 이 해류의 이름은 프로이센의 박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1834년 독일의 동물학자 프란츠 마이엔(Franz Meyen)에 의해 최초로 학계에 보고되었다.
분류 및 계통
훔볼트펭귄은 줄무늬펭귄속에 속하며, 같은 속의 마젤란펭귄(Spheniscus magellanicus), 아프리카펭귄(Spheniscus demersus), 갈라파고스펭귄(Spheniscus mendiculus)과 매우 가까운 관계이다. 이들 중 갈라파고스펭귄은 훔볼트 해류를 따라 갈라파고스 제도에 정착하여 종 분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분포 및 서식지
훔볼트펭귄은 남아메리카 서부 태평양 연안, 즉 페루 북부에서 칠레 남부에 이르는 해안 지역에 분포한다. 이 지역은 훔볼트 한류(페루 해류)가 흐르는 해역으로, 풍부한 어장이 형성되어 있다. 서식지는 주로 해안의 바위 해변, 동굴, 선인장 뿌리 아래 등이며, 아타카마 사막 해안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번식기에는 바위 틈이나 흙 속에 굴을 파고 둥지를 만든다.
형태
훔볼트펭귄은 중간 크기의 펭귄으로, 평균 몸길이는 약 65~70cm, 몸무게는 약 4~5kg이다. 등 쪽은 검은색이고 배 쪽은 흰색이며, 가슴을 가로지르는 하나의 검은 띠가 옆구리와 허벅지까지 이어진다. 머리는 검은색이며 눈 뒤에서 목까지 이어지는 흰색 테두리선이 특징적이다. 부리 기부(基部)에는 분홍색의 피부가 드러나 있으며, 이는 훔볼트펭귄의 특징적인 식별 포인트이다. 어린 개체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을 띠며 가슴의 검은 띠가 없다.
생태 및 행동
훔볼트펭귄은 해양성 조류로,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며 먹이를 사냥한다. 먹이는 주로 멸치, 청어, 빙어 등의 작은 물고기와 오징어, 갑각류 등이다. 수영 속도는 시속 약 32~50km에 달하며, 날개는 플리퍼(flipper)로 진화하여 수중 추진에 사용된다.
사회적 동물로서 비교적 큰 집단(콜로니)을 형성하여 생활한다. 남극 펭귄과 달리 온대 기후에 서식하므로 체온 유지를 위해 무리 지어 모이는 행동은 덜 나타나며, 대신 둥지 굴에서 체온을 조절한다. 짝짓기 기간 동안 일부일처제(monogamy)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식
번식은 연중 이루어질 수 있으나 먹이가 풍부할 때 가장 활발하다. 보통 바위 틈나 동굴에 2개의 알을 낳으며, 암수가 교대로 약 39일간 포란한다. 새끼는 부화 후 약 70~90일이 지나면 둥지를 떠난다. 성적 성숙은 약 2~3년에 도달한다. 새끼는 천적이 다가오면 배설물을 뿜어 방어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천적
자연 상태에서의 천적으로는 범고래, 백상아리, 남아메리카바다사자, 남아메리카물개, 큰남극바다제비, 퓨마 등이 보고되어 있다. 또한 흡혈박쥐가 밤중에 이들을 습격하여 피를 빠는 사례도 기록되어 있다.
보전 상태
훔볼트펭귄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서 취약(Vulnerable, VU)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I에 등재되어 국제 거래가 엄격히 규제된다.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훔볼트 해류의 무분별한 어획으로 인한 먹이 감소,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먹이 자원 고갈, 구아노(바닷새 배설물) 채취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이 있다. 19세기 중반 이후 구아노 채취가 본격화되면서 번식지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1982~1983년의 엘니뇨 당시에는 페루 연안 개체군의 약 65%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육 및 인공 번식
야생에서는 개체 수가 감소 추세이나, 인공 사육 환경에서는 비교적 번식이 용이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1937년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처음 사육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활발히 번식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2008년 SEA LIFE 코엑스 아쿠아리움(현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일본에서 20마리를 수입하여 사육을 시작하였으며, 2016년에는 97마리 번식에 성공하여 8마리를 인도 뭄바이로 수출한 사례가 있다. 전 세계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에서 사육되는 펭귄 중 상당수가 이 종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