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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사

훈사(訓辭)는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한자어로, 문자 그대로는 "훈계하는 말" 또는 "가르침을 담은 말씀"이라는 뜻을 지닌다. 한자 訓(가르칠 훈)과 辭(말씀 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급자가 하급자나 후손에게 내리는 훈계의 말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조선시대 문헌으로서의 훈사

훈사라는 명칭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조선 세조(世祖)가 왕세자에게 내린 훈계서이다. 세조가 세자 이황(당시 세자, 후의 예종)에게 내린 10개 조목의 가르침을 정리한 것으로, 문신·학자였던 최항(崔恒) 등이 이를 주해(註解)하여 1461년(세조 7년)에 간행하였다. 이 책은 2권 2책의 을해자본으로, 세조가 직접 지은 본문은 총 617자로 확인된다.

훈사의 10개 조목은 다음과 같다.

  1. 항덕(恒德) — 덕을 항상 지키는 것
  2. 경신(敬神) — 신을 공경하는 것
  3. 납간(納諫) — 간언을 받아들이는 것
  4. 두참(杜讒) — 참소하는 말을 막는 것
  5. 용인(用人) — 인재를 등용하는 것
  6. 물치(勿侈) — 사치하지 말 것
  7. 사환(使宦) — 내시(환자)를 부리는 법
  8. 신형(愼刑) — 형벌을 신중히 하는 것
  9. 문무(文武) — 문과 무를 겸비하는 것
  10. 선술(善述) — 선왕의 법을 잘 계승하는 것

각 조목은 본문 아래에 작은 글자로 해자와 설명을 붙였고, 조목의 끝에는 중국 고전과 고사에서 사례를 들어 해설을 덧붙였다. 이 책은 세조의 정치 철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며, 서지학적으로도 임진왜란 이전의 귀중한 판본으로 알려져 있다. 규장각(奎章閣) 도서에 소장되어 있다.

이와 별도로 같은 내용의 책이 목판본으로도 간행되었는데, 원제는 '광묘어제훈사(光廟御製訓辭)'이며, 이를 줄여 '광묘훈사(光廟訓辭)' 또는 그냥 '훈사'라고도 부른다. 책머리에는 세조의 자서(自序), 10조목의 훈사, 중종의 발문, 최항의 후서(後序), 이극감(李克堪)의 후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귀족 작위 명칭으로서의 훈사

한편 '훈사'는 독일어 'Edler'의 한국어 번역어로도 쓰인다. Edler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최하위 귀족 작위로, 작위가 없는 신사 위이자 기사 아래에 해당하며, 1919년까지 존재하였다. 주로 공무원이나 장교에게 봉읍(封邑) 없는 작위로서 수여되었다. 여성형은 훈사부인(Edle)이다. 이는 앞서 설명한 한자어 훈사(訓辭)와는 어원이 전혀 다른, 서양 귀족 제도 명칭의 번역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현대적 용법

현대 한국어에서 '훈사'는 일상적으로 빈번히 쓰이는 어휘는 아니며, 주로 역사·문헌 분야에서 위와 같은 조선시대 서적이나 훈계의 문구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훈사'와 발음이 유사한 '훈시(訓示)'가 현재 공식 문서나 지시의 맥락에서 더 흔히 사용되는 어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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