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산체스 코탄(Juan Sánchez Cotán, 1560년 6월 25일 ~ 1627년 9월 8일)은 스페인 바로크 시대의 화가이자 스페인 사실주의 회화의 선구자이다. 스페인 톨레도 인근의 오르가스(Orgaz)에서 태어났으며, 정물화로 유명한 화가 블라스 데 프라도의 친구이자 제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탄은 톨레도에서 제단화와 종교화를 그리며 약 20년간 성공적인 화가 생활을 하였고, 도시 귀족들의 후원을 받았다. 1603년 8월 10일, 40대의 나이에 세속 생활을 접고 카르투시오회 수도원 산타 마리아 데 엘 파울라르에 입회하여 수도사가 되었다. 이후 그라나다의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에서 평수사(平修士)로 생활하며 종교화 작업을 계속하였다.
그의 회화 양식은 엘 에스코리알 학파에 속하며 베네치아의 영향을 받았고, 매너리즘에서 바로크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특징을 보인다. 스페인 회화의 황금기 초반부터 테네브리즘(극적인 명암 대비 기법)을 시도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코탄은 미술사에서 주로 정물화로 높은 위상을 차지하며, 현존하는 정물화는 7점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정물화는 주로 채소로 구성된 식료품 저장실의 사물을 묘사하는 스페인 정물화 양식인 '보데곤(bodegón)'의 기틀을 세웠다. 어두운 배경에 과일이나 채소 일부는 가는 실에 매달려 각기 다른 높이에 위치하고, 나머지는 선반이나 창가에 놓인 구도가 특징이다. 각 사물은 기하학적 명확성을 띠며 극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작으로는 《마르멜로, 양배추, 멜론과 오이》(1602년경, 샌디에이고 미술관 소장), 《꿩이 있는 정물》(1600~1603년, 시카고 미술관 소장), 《사냥감, 채소, 과일이 있는 정물》(1602년, 프라도 미술관 소장) 등이 있다. 그의 정물화에 나타난 엄격한 자연주의 스타일과 사물 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는 후대 스페인 화가인 후안 반 데르 아멘,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등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1627년 그라나다에서 사망하였으며, 당대에 성인(聖人)처럼 사랑받은 인물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