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회충

회충(蛔蟲)은 선형동물문 회충목 회충과에 속하는 기생충으로, 학명은 Ascaris lumbricoides(Linnaeus, 1758)이다. 사람의 소장에 기생하는 대형 선충으로, 암컷은 몸길이 20~35cm, 너비 4~6mm, 수컷은 몸길이 14~30cm, 너비 3~4mm 정도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장내 기생충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8억~12억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분류학적 위치

회충은 동물계(Animalia), 선형동물문(Nematoda), 쌍선강(Chromadorea), 회충목(Ascaridida), 회충과(Ascarididae), 회충속(Ascaris)에 속한다. 사람 외에도 돼지, 개, 고양이, 말 등 다양한 포유동물에 기생하는 회충이 존재하며, 숙주에 따라 종이 구분된다. 사람의 회충은 돼지회충(Ascaris suum)과 형태학적으로 매우 유사하나 교차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사

회충의 생활사는 경구 감염으로 시작된다. 사람이 수정된 회충 알을 오염된 음식, 물, 또는 손을 통해 삼키면 소장에서 알이 부화하여 유충이 나온다. 유충은 소장 벽을 뚫고 혈류나 림프관을 따라 간을 거쳐 폐로 이동한다. 폐에서 기낭(폐포)을 통과한 유충은 기관지를 따라 기관으로 올라와 인두에 도달한 후 다시 삼켜져 소장으로 돌아간다. 소장에 도착한 유충은 성충으로 성장하며, 이 과정은 약 2~3개월이 소요된다. 성충은 소장에서 1~2년간 생존하며, 암컷은 하루에 약 20만 개의 알을 낳아 대변으로 배출한다. 배출된 알은 토양에서 적절한 온도와 습도 조건에서 약 2~4주 후 감염형으로 발육한다.

감염 경로

회충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회충 알에 오염된 토양과 접촉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거나,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알이 들어가는 것이다. 인분(人糞)을 비료로 사용하는 농업 관행, 부적절한 하수 처리, 열악한 위생 환경이 감염 확산의 주요 요인이다. 회충 알은 토양에서 수개월에서 수년간 생존할 수 있어 환경 내 지속성이 높다.

증상

감염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으로 경과한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감염 초기 유충이 폐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회충성 폐렴(뢰플러 증후군)으로, 발열, 기침, 천명, 호흡곤란, 가래 내 혈액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장내 성충에 의한 증상으로는 복통,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부 팽만 등이 있다. 감염이 심한 경우 영양장애와 발육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학령기 아동에서 두드러진다.

합병증

회충이 대량으로 기생할 경우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 성충이 담관, 췌장관, 충수 등으로 이동하여 담관염, 췌장염, 충수염, 담석 형성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 장벽을 천공하여 복막염을 일으키기도 하며, 성충이 입이나 코를 통해 배출되는 경우도 보고된다. 매년 약 2,000~10,000명이 회충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은 소아에서의 장폐색이나 담관 폐쇄에 의한 것이다.

진단

대변 검체를 현미경으로 검사하여 특징적인 회충 알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진단 방법이다. 드물게 성충이 대변이나 구토물을 통해 배출되어 육안으로 확인되기도 하며, 가래 검사에서 유충이 발견될 수 있다.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에서 우연히 성충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

치료에는 알벤다졸(albendazole), 메벤다졸(mebendazole), 이버멕틴(ivermectin) 등의 구충제가 사용된다. 이들 약물은 단회 투여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임산부의 경우 피란텔 파모에이트(pyrantel pamoate)가 사용된다. 장폐색이나 담관 폐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내시경적 제거나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

개인 위생 관리(식사 전·배변 후 손 씻기), 채소와 과일을 깨끗이 씻어 섭취하기, 안전한 식수 사용이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공중보건 차원에서는 적절한 하수 처리 시설의 확충, 인분 비료 사용 금지, 위험 지역 주민 대상 정기적인 집단 구충 치료가 효과적이다.

역사 및 한국에서의 상황

회충은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선사시대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오래된 장내 기생충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는 1960~70년대까지 인분을 농업용 비료로 사용하는 관행으로 인해 회충 감염률이 매우 높았다. 1964년 정부의 기생충 퇴치 사업, 간편한 구충제의 보급, 위생 환경 개선 등을 통해 2001년에는 토양매개성 기생충이 사실상 박멸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을 비롯한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감염률이 높은 상태이다.

한의학에서의 회충

한의학에서는 회충을 구충(九蟲)의 하나로 보며, 『황제내경』에서는 교회(蛟蛕), 『금궤요략』에서는 회충(蚘蟲), 『제병원후론』에서는 장충(長蟲)이라고 기록하였다. 비위(脾胃)가 허약한 상태에서 날것이나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거나, 채소를 잘 씻지 않고 먹을 때 발생한다고 보았으며, 복통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