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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

회색인(灰色人)은 대한민국 소설가 최인훈(崔仁勳)이 쓴 장편소설이다. 1963년 6월부터 1964년 6월까지 잡지 《세대》에 〈회색의 의자〉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으며, 이후 《회색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구성 및 형식

이 작품은 관념적 지식인인 주인공 독고준의 내면 서술과 독백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의 배경은 1958년 가을부터 1959년 여름까지로, 4·19 혁명 직전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당대 젊은 지식인들의 고뇌와 우울, 그리고 전망을 그리고 있다.

내용

1958년 어느 비 내리는 가을 저녁, 국문학도이자 소설을 쓰는 독고준의 하숙집에 친구 김학이 찾아온다. 김학은 학술 동인지 《갇힌 세대》에 실린 독고준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동인회 가입을 권하지만, 독고준은 스스로를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데올로기의 피해자로 여긴다. 김학이 정치학도로서 사회 변혁을 꿈꾸는 급진적 행동주의자라면, 독고준은 사색적이고 관념적이며 사회 변혁에 회의적이고 소극적인 인물이다.

독고준은 김학이 떠난 뒤 어린 시절의 집과 밭과 학교, 아버지와 자신의 모습 등 회상과 사념의 여행 속에서 이데올로기와 현실로부터 소외된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키며 적응하지 못하고 상념의 시간을 보내는 자신의 비겁함과 소심함에 끊임없이 갈등한다. 1959년 비 내리는 여름날 저녁, 김학이 다시 독고준을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김순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분위기는 어색해진다. 김학이 돌아간 뒤 독고준은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고 아래층에 있는 이유정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사라진다.

의의와 평가

《회색인》은 최인훈의 소설 중 지적 독백과 사변적 경향을 강하게 보여주는 대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 작가 스스로 이 작품을 두고 "통과의례 규정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 어떤 원시인 젊은이의 공방(空房)의 기록"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광장》,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의 작품들과 더불어 작가의 자전적 색채와 작품 세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지적이고 비판적인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인물들의 관념적 사고와 논리적 사변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의 젊은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뇌, 가치관과 의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고문헌

  • 《회색인》(최인훈, 문학과지성사, 2010)
  • 《길에 관한 명상》(최인훈, 솔과학, 2005)
  • 「최인훈의 '회색인'에 나타난 현실 인식 연구」(권성우, 《어문학》74, 한국어문학회, 2001)
  • 「최인훈의 '회색인' 연구」(권보드래, 《민족문학사연구》10, 민족문학사연구소,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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