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나무(黃蘗, 학명: Phellodendron amurense Rupr.)는 운향과(Rutaceae)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황백나무, 황경나무, 황경피나무 등으로도 불린다. 영어권에서는 두꺼운 코르크층이 발달한 특성 때문에 'Amur Corktree'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형태적 특징: 황벽나무는 높이 10~15m까지 자라는 큰키나무이며, 굵은 가지가 사방으로 퍼진다. 나무껍질은 연한 회색으로 코르크층이 두껍게 발달하여 깊게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껍질의 안쪽(내피)은 밝은 황색을 띠는데, '황벽'이라는 이름 자체가 나무껍질 안쪽이 노란빛을 띠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잎은 마주나며 길이 20~40cm의 홀수깃모양겹잎으로, 5~13개의 좁은 달걀모양 소엽으로 구성된다. 소엽의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 빛을 띤다. 꽃은 암수가 다른 그루에 달리며 6월 무렵 원뿔모양꽃차례에 황색 꽃이 핀다. 열매는 둥근 핵과(核果)로 9월에 성숙하며, 겨울에도 나무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분포: 주로 깊은 산간지대에서 자라며, 한국에서는 전라남도를 제외한 각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적으로는 한국, 일본, 중국 동부 해안, 만주(중국 동북부), 러시아 연해주 등 동아시아 지역에 자생한다. 서늘한 기후를 선호하며 추위에 강한 편이다.
약용 및 이용: 한방에서는 황벽나무의 내피(속껍질)를 약재로 사용하며, '황백(黃柏)'이라는 약재명으로 불린다. 전통적으로 약성은 차고 쓴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건위(健胃), 청간(淸肝), 정장(整腸), 조습(燥濕), 해독, 수렴, 살균 등의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소화불량, 위염, 장염, 설사, 간염, 황달, 구내염 등의 증상에 사용되어 왔다. 또한 내피는 황색계열의 천연 염료로도 이용되었으며, 항균·방충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배내옷이나 경전 등의 염색 재료로 활용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러한 효능에 대한 현대 의학적 검증 수준에 대해서는 별도의 학술적 확인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나무껍질의 두꺼운 코르크층은 코르크마개나 공업용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였으나, 양적 생산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역사적 활용: 황벽나무의 속껍질로 물을 들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 사례로는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로 평가받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있으며, 황벽나무 특유의 방충·보존 성질이 이 유물의 장기 보존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타: 한방 약재로 사용될 때는 황금, 황련과 함께 '삼황(三黃)' 약재로 묶여 분류되기도 한다. 황벽나무는 깊은 산지의 냉온대 수종들과 함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적인 동반 수종으로 잣나무, 전나무, 주목, 자작나무, 사시나무 등이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