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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보거미

호보거미(학명: Eratigena agrestis)는 거미목(Araneae) 가게거미과(Agelenidae) 큰집거미속(Eratigena)에 속하는 거미의 일종이다. 깔때기 모양의 거미집을 치고 살면서 먹이를 잡으며, 유럽·중앙아시아·북아메리카에 분포한다.

분류와 명칭

호보거미는 1802년 프랑스의 곤충학자 샤를 발크네르(Charles Walckenaer)에 의해 처음 기재되었으며, 당시 학명은 Tegenaria agrestis였다. 이후 2013년의 분류학적 개정을 통해 큰집거미속(Eratigena)으로 재분류되었다. "호보"(hobo)라는 이름은 방랑자·떠돌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하였으며, 이 거미가 철도 선로를 따라 이동하며 서식지를 확장하는 습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태

호보거미의 몸길이는 보통 12~18mm 정도이며, 다리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25~35mm에 이른다. 몸색은 갈색 바탕에 등 쪽에 V자 형태의 노란색 무늬가 겹겹이 나 있다. 수컷과 암컷 모두 앞다리 사이에 한 쌍의 짧은 촉지(더듬이다리, pedipalps)를 가지고 있다. 깔때기거미과에 속하는 다른 거미들과 외형이 유사하여 육안으로 구별이 쉽지 않으며, 확실한 동정(identification)을 위해서는 생식기 구조, 눈의 배열, 강모(털)의 형태 등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

분포와 서식

호보거미는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이후 북아메리카로 유입되어 정착하였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특히 태평양 북서부 지역(미국 워싱턴주, 오리건주, 아이다호주 및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주로 지면 가까이에 깔때기 모양의 그물을 치고 서식하며, 돌 밑, 나무 더미, 지하실, 건물의 균열 등 어둡고 습한 장소를 선호한다.

독성에 관한 논란

과거 호보거미는 물릴 경우 피부 괴사(necrosis)를 일으키는 맹독을 가진 거미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호보거미의 독이 인체에 특별히 치명적이거나 괴사를 유발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여러 거미학자들은 호보거미에 물린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부 괴사 병변이 호보거미의 독보다는 다른 원인(세균 감염, 기저 질환 등)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였다. 현재 학계에서는 호보거미의 독이 일반적인 벌레 물림 수준의 국소 통증과 발적(붉어짐)을 유발할 수 있으나, 심각한 전신 증상이나 조직 괴사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생태와 습성

호보거미는 깔때기 모양의 그물을 치고 그 안에 은신하다가, 그물 위를 지나가는 곤충이나 다른 절지동물을 잡아먹는다. 수컷은 짝짓기를 위해 암컷의 그물 근처를 배회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번식기는 주로 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이루어지며, 암컷은 알주머니를 만들어 산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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