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딘카 참사(러시아어: Ходынская трагедия)는 1896년 5월 30일(율리우스력 5월 18일) 러시아 제국 모스크바의 호딘카 들판(Khodynka Field)에서 발생한 대규모 다중밀집 압사 사고이다. 이 사건은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 축제 기간 중 발생했다.
배경
1896년 5월 26일, 니콜라이 2세는 모스크바 크렘린의 우스펜스키 성당에서 공식 대관식을 거행했다. 대관식을 기념하여 5월 30일 모스크바 외곽의 호딘카 들판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축제가 계획되었다.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황제가 하사하는 음식과 기념품(빵, 소시지, 맥주, 기념 머그잔 등)이 지급될 예정이었다.
사고 경과
축제 당일 새벽 무렵부터 50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호딘카 들판으로 몰려들었다. 기념품과 음식을 받기 위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좁은 통로와 임시 배급소 쪽으로 밀집하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충분한 안전 조치와 질서 유지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상자 규모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은 1,282구로 집계되었다. 부상자 규모는 최소 1,200명에서 최대 20,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문헌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상자 수가 이처럼 폭넓게 추산되는 이유는 당시 기록 체계의 미비와 당국의 축소 은폐 시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영향 및 평가
이 참사는 니콜라이 2세 치세 초기부터 황실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시 모스크바 경찰총감이자 니콜라이 2세의 삼촌인 세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은 사고 책임 문제로 대중의 강한 비난을 받았으나, 황제의 옹호로 직위를 유지했다. 니콜라이 2세는 사고 당일 저녁 프랑스 대사관 주최 무도회에 참석하여 춤을 추는 등 참사 직후의 행보로도 비판을 받았다. 이 사건은 이후 러시아 제국의 정통성 약화와 혁명 정서 확산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요소 중 하나로 역사학계에서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