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파(metaphysical poets)는 17세기 초 영국에서 활동한 서정시인들 중, 형이상학적 장치와 지적인 비유(conceit)를 특징으로 하는 시인들을 가리키는 문학사적 용어이다. 이들은 스스로 하나의 문학 운동을 결성하거나 특정한 학파를 자처하지 않았으며, 후대 비평가에 의해 하나의 범주로 묶이게 되었다.
명칭의 유래
'형이상학파 시인'이라는 용어는 18세기 영국 비평가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 1781년 저작《가장 뛰어난 영국 시인들의 삶》(Lives of the Most Eminent English Poets) 중 〈코울리의 생애〉(Life of Cowley) 부분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존슨은 이 용어를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이 존 던(John Donne)에 대해 "형이상학에 영향을 끼쳤다"고 언급한 표현을 차용하여 위트 있게 재구성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대표 시인
형이상학파 시인으로 분류되는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다:
- 존 던(John Donne, 1572–1631)
- 조지 허버트(George Herbert, 1593–1633)
- 앤드루 마벨(Andrew Marvell, 1621–1678)
- 리처드 크래쇼(Richard Crashaw, c. 1613–1649)
- 헨리 본(Henry Vaughan, 1622–1695)
- 토마스 트라헌(Thomas Traherne, 1636/7–1674)
- 로버트 사우스웰(Robert Southwell, c. 1561–1595)
문학사적 특징
형이상학파 시의 주요 특징은 지적 재치(wit), 기발하고 복잡한 비유(conceit), 일상적 언어의 사용, 철학적·종교적 주제에 대한 탐구, 그리고 서정적인 질감보다는 말하는 듯한 구어체 운율에 중점을 둔 점이다. 존 던의 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러한 경향은 동시대 시인들과 구별되는 독창성을 보여준다.
20세기 재평가
17세기 이후 평가 절하되었던 형이상학파 시는 20세기 초반 T. S. 엘리엇(T. S. Eliot)에 의해 재평가되어 각광을 받았다. 엘리엇은 1921년 에세이 《형이상학 시인》(The Metaphysical Poets)에서 이들의 시적 기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조명하였으며, 이는 형이상학파 시인들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