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기억합금(Shape Memory Alloy, SMA)은 특정 온도(임계온도) 이하에서 변형되더라도, 그 임계온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변형 전의 원래 형상으로 되돌아오는 성질(형상기억효과, Shape Memory Effect)을 지닌 합금이다. 이러한 현상은 합금 내부에서 일어나는 열탄성 마르텐사이트 변태(thermoelastic martensitic transformation)에 기인한다. 형상기억합금은 형상기억효과 외에도 고온의 오스테나이트 상에서 나타나는 초탄성(초탄성효과, superelasticity)이라는 특성을 가지며, 이는 온도 변화 없이 하중 제거만으로도 원래 형상으로 회복되는 현상이다.
역사
형상기억효과에 관한 최초의 보고는 1951년경 금-카드뮴(Au-Cd) 합금에서 관찰되었으나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63년 미국 해군무기연구소(Naval Ordnance Laboratory)의 윌리엄 뷸러(William Buehler)와 연구진이 니켈(Ni)과 티타늄(Ti)의 등원자비 합금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형상기억효과를 발견하였고, 이 합금은 두 원소의 이름을 따 '니티놀(Nitinol, Ni-Ti-NOL)'로 명명되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200여 종 이상의 합금에서 형상기억효과가 확인되었다.
종류 및 특성
형상기억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 단방향(편도) 기억효과(One-way SME): 저온에서 변형된 합금을 가열하면 원래 형상으로 회복되나, 다시 냉각해도 변형된 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현재 실용화된 대부분의 형상기억합금이 이 방식이다.
- 양방향(복도) 기억효과(Two-way SME): 가열 시 고온 형상으로, 냉각 시 저온 형상으로 각각 회복된다. 반복적인 열처리(훈련 과정)를 통해 구현 가능하나, 단방향 효과에 비해 신뢰성이 낮다.
- 전방향(전체) 기억효과(All-round SME): 가열 시 고온 형상으로, 냉각 시에는 형상은 같지만 곡률 방향이 반대인 저온 형상으로 회복된다.
실용화된 대표적인 형상기억합금으로는 니켈-티타늄(Ni-Ti)계 합금(니티놀)과 구리-아연-알루미늄(Cu-Zn-Al)계 합금이 있다. Ni-Ti계 합금은 형상회복률(최대 약 8%), 회복응력(최대 약 250MPa), 내식성, 생체적합성, 피로수명 등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된다. 단, 가격이 높고 가공성과 용접성에 어려움이 있다. Cu계 합금은 Ni-Ti계보다 저렴하고 성형이 용이하나 강도와 반복 사용 시 내구성이 떨어진다. 철계(Fe-Mn-Si 등) 형상기억합금도 가격 경쟁력이 높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응용 분야
형상기억합금은 온도 센서와 구동 소자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 항공우주: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표면 안테나에 최초로 실용화되었다. 현재는 항공기 날개 형상 제어, 진동 감쇠, 결빙 방지 장치 등에 사용된다.
- 의료 분야: 치아 교정용 와이어, 혈관 스텐트, 뼈 고정용 플레이트와 핀, 인공 치근, 뇌동맥류 클립 등에 활용된다. 특히 Ni-Ti 합금의 생체적합성과 초탄성은 의료기기 재료로서 큰 장점을 제공한다.
- 공학 및 건설: 파이프 이음쇠(커플링), 온도 조절용 밸브 및 액추에이터, 내진 구조물의 진동 제어 및 변위 복원 장치 등에 적용된다.
- 일상 소비재: 안경테, 브래지어 와이어, 휴대폰 안테나, 온도 조절식 에어컨 풍향 장치, 전기밥솥 온도 조절기 등에 사용된다.
한계 및 과제
형상기억합금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가격 문제, 가공성 및 성형성 개선, 반복 사용에 따른 피로 수명 향상, 형상기억효과의 안정성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Ni-Ti계 합금의 높은 원재료비와 가공 난이도는 주요한 제약 요인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Cu계 및 Fe계 합금의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