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조절(血糖調節, 영어: blood sugar regulation) 또는 혈당량 조절은 인체가 혈액 속의 포도당(glucose) 농도를 일정한 범위 내로 유지하는 생리적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엄격한 조절을 포도당 항상성(glucose homeostasis)이라고 한다.
정의 및 중요성
혈당(血糖, blood sugar)은 혈장에 용해된 포도당의 농도를 의미한다. 인체의 세포, 특히 뇌와 적혈구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사용하므로, 혈당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각한 생리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의 공복 혈당은 일반적으로 4.4~6.1 mmol/L(약 80~110 mg/dL)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
주요 조절 기전
혈당 조절은 주로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 기전에 의해 이루어진다. 핵심 조절 기관은 췌장(이자, pancreas)이며, 췌장의 랑게르한스섬(islets of Langerhans)에 존재하는 여러 내분비 세포들이 혈당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여 호르몬을 분비한다.
-
혈당 상승 시 (식후): 췌장의 베타 세포(β cells)에서 인슐린(insulin)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통해 혈당을 낮춘다.
- 근육 및 지방 세포가 GLUT4 수송체를 통해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촉진한다.
- 간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glycogen) 형태로 저장(당원 합성, glycogenesis)하도록 유도한다.
- 단백질과 지방의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한다.
-
혈당 하강 시 (공복 시): 췌장의 알파 세포(α cells)에서 글루카곤(glucagon)이 분비된다. 글루카곤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통해 혈당을 높인다.
-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당원 분해, glycogenolysis)하여 혈액으로 방출한다.
- 아미노산이나 젖산으로부터 새로운 포도당을 합성(포도당 신생합성, gluconeogenesis)한다.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기타 호르몬
인슐린과 글루카곤 외에도 여러 호르몬이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호르몬 | 분비 기관 | 혈당에 미치는 영향 |
|---|---|---|
| 인슐린 (Insulin) | 췌장 베타 세포 | 낮춤 |
| 아밀린 (Amylin) | 췌장 베타 세포 | 낮춤 |
| GLP-1 | 장 L 세포 | 낮춤 |
| GIP | 장 K 세포 | 낮춤 |
| 글루카곤 (Glucagon) | 췌장 알파 세포 | 높임 |
| 아스프로신 (Asprosin) | 백색 지방 조직 | 높임 |
| 소마토스타틴 (Somatostatin) | 췌장 델타 세포 | 낮춤 |
| 에피네프린 (Epinephrine) | 부신 수질 | 높임 |
| 코르티솔 (Cortisol) | 부신 피질 | 높임 |
| 성장 호르몬 (Growth hormone) | 뇌하수체 전엽 | 높임 |
| 티록신 (Thyroxine) | 갑상선 | 높임 |
임상적 의의
혈당 조절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대표적으로 당뇨병(diabetes mellitus)이 발생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 베타 세포의 자가면역 파괴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여 발생하며,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상대적인 인슐린 분비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다. 두 유형 모두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당(hyperglycemia) 상태가 지속되며, 반대로 인슐린 과다 투여나 식사 부족 시 저혈당(hypoglycemia)이 발생할 수 있다.
어원
'혈당 조절'은 한자어 '血(피 혈)', '糖(사탕 당)', '調(고를 조)', '節(마디 절)'로 구성되며, 문자 그대로 '혈액 속 당분을 조절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어 'blood sugar regulation'에서 'regulation'은 라틴어 'regula'(규칙, 자)에서 유래하여 '일정한 규칙에 따라 조정한다'는 뜻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