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현무

현무(玄武)는 동아시아 사신(四神) 체계에서 북쪽을 관장하는 신령이자 신화 속 동물이다. 사신이란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신성한 동물로, 동쪽은 청룡(靑龍), 서쪽은 백호(白虎), 남쪽은 주작(朱雀), 북쪽은 현무로 구성된다. 현무는 이 중 북방을 담당하며, 오행(五行) 중 수(水), 계절 중 겨울을 상징한다.

현무의 형상은 일반적으로 거북과 뱀이 결합된 모습으로 묘사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도상은 뱀이 거북의 몸을 휘감고 있는 형태이며, 암컷인 거북의 머리와 수컷인 뱀의 머리가 교차하는 구도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는 음(陰)과 양(陽)의 조화를 나타내는 태극 사상과 연결되어 해석된다. 다만 학계에서는 현무의 원형이 거북에 가까운지 뱀에 가까운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명칭의 유래와 관련하여, '현(玄)'은 검은색을 뜻하며 북쪽이 검은색과 대응한다는 오행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武)'는 거북의 단단한 등껍질을 통한 방어력과 뱀의 날카로운 이빨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된다. 또한 '현'이라는 글자가 뱀이 몸을 뒤트는 형상에서 유래했다는 학설도 존재한다.

현무는 천상의 별자리 체계와도 연결된다. 북방의 일곱 별자리군(二十八宿 중 두수·우수·여수·허수·위수·실수·벽수)을 대표하며, 전체적으로 거북과 뱀의 형상을 이룬다고 여겨진다. 『예기(禮記)』에서는 "현무는 거북이다"라고 하였으며, 일반적으로 현무를 영구(靈龜)로 보는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구려 및 고려 시대의 고분 벽화에서 현무가 다른 사신들과 함께 그려진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평양 지역의 강서대묘, 수렵총, 쌍영총 등과 집안 지역의 통구사신총, 삼실총 등에서 현무 도상이 발견되었다. 초기 고분벽화에서는 현무가 다소 세련되지 않은 모습으로 그려지다가, 후기의 사신계 고분벽화에서는 세부 표현이 조화된 신비로운 존재로 재탄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또한 조선시대 경복궁의 북쪽 문인 신무문(神武門) 천장에도 현무의 그림이 존재한다.

중국에서는 현무가 도교의 신으로 체계화되어 현천상제(玄天上帝) 등으로도 불렸으며, 청대에는 북극우성진군(北極佑聖真君)으로 봉해지기도 하였다. 인도의 우주상징 도상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거북과 뱀 결합 도상이 등장하지만, 이는 재생과 불멸, 시간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동아시아의 현무와는 의미 체계가 다르다.

현대에 들어서는 대한민국 육군의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이름으로 '현무'가 사용되었으며, 각종 대중문화 작품에서 사신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거북 문양의 장식품이나 노리개 등에 현무가 모티프로 활용된 사례가 있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