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마르샤(Hyundai Marcia)는 현대자동차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생산한 전륜구동 중형 세단이다. 쏘나타 Ⅱ(Y3 플랫폼)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의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해 출시되었다. 차명인 '마르샤'는 이탈리아어로 '행진곡'을 의미한다.
개발 및 출시 배경
당초 1994년 중순경 '카덴자(Cadenza)'라는 차명으로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출시 일정이 여러 차례 지연되면서 1994년 11월경 차명이 '마르샤'로 변경되었다. 이후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후 출시된 K7의 북미 수출명으로 '카덴자'라는 명칭이 재사용되었다. 1995년 3월 3일 공식 출시되었다.
차량 특성
쏘나타 Ⅱ의 차체를 기본으로 하여 전후면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변경하고, 각종 편의사양을 그랜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엔진 라인업은 2.0L 뉴-시리우스 직렬 4기통 DOHC 엔진(최고출력 146마력→139마력)과 2.5L 사이클론 V6 DOHC 엔진(최고출력 173마력→167마력)으로 구성되었다. 변속기는 5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가 제공되었다. V6 2.5L 모델에는 국산 최초의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옵션으로 적용되었으나, 내구성과 성능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트림 구성
초기 라인업은 2.0L DOHC와 V6 2.5L 골드(GOLD)로 구성되었다. 출시 약 7개월 만인 1995년 10월, 2.0L DOHC가 2.0 VL(보급형)과 2.0 VLS(고급형)로 재편성되었다. 2.0 VL은 일부 편의사양을 삭제하여 가격을 낮춘 염가형 트림이었다. V6 2.5L 골드 트림의 가격은 약 2,170만 원이었다. LPG 모델과 택시 사양도 소량 생산되었으나, 생산량이 매우 적어 정확한 제원 확인이 어렵다.
뉴 마르샤(부분변경)
1997년 4월 21일, 이중 격자 무늬의 라디에이터 그릴, 신형 알루미늄 휠, 와이드 타입의 사이드 크롬 몰딩, 크롬 도금 인사이드 도어 핸들 등이 적용된 뉴 마르샤가 출시되었다. 이 시점부터 생산 라인이 울산 2공장에서 아산공장으로 이관되었다. 그러나 개선형임에도 엔진 출력과 토크가 소폭 낮아졌다.
판매 및 단종
마르샤는 출시 당시 '비싼 쏘나타'라는 소비자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고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동시기에 판매되던 뉴 그랜저의 염가형 모델(그랜저 차체에 2.0L 엔진 탑재)이 유사한 가격대에 더 큰 차체를 제공하면서 마르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1998년 10월, 외환위기와 현대자동차의 차종 감축 정책에 따라 마르샤는 단종되었으며, 후속 차종으로 개발 중이던 XG 프로젝트는 그랜저 XG로 차명을 바꾸어 출시되었다. 마르샤의 포지션은 이후 EF 쏘나타의 2.0 GOLD 및 2.5 V6 GOLD 트림으로 통합되었다.
의의
마르샤는 중형차 차체에 고급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으며, 이후 현대자동차는 마르샤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그랜저 XG를 쏘나타와 확실히 차별화된 준대형급으로 포지셔닝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전략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랜저 브랜드의 위상 정립에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