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페로사우루스(Hesperosaurus)는 중생대 쥐라기 후기(약 1억 5,600만 년 전, 키메리지절)에 북아메리카 서부 지역에 서식했던 초식성 검룡류(스테고사우루스류) 공룡의 한 속(屬)이다. 학명은 고대 그리스어의 '서쪽'을 뜻하는 ἕσπερος(hesperos)와 '도마뱀'을 뜻하는 σαῦρος(sauros)에서 유래하였으며, '서쪽의 도마뱀'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이 공룡의 화석이 미국 서부에서 처음 발견된 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분류 및 명명
헤스페로사우루스는 조반목(Ornithischia), 검룡아목(Stegosauria), 스테고사우루스과(Stegosauridae)에 속한다. 모식종은 헤스페로사우루스 모요시(Hesperosaurus mjosi)로, 2001년 고생물학자 케네스 카펜터(Kenneth Carpenter), 클리퍼드 마일스(Clifford Miles), 캐런 클로워드(Karen Cloward)에 의해 명명·기재되었다. 종소명 mjosi는 화석 수집 및 표본 준비 과정에 기여한 로널드 G. 모요스(Ronald G. Mjos)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것이다.
발견 및 화석
1985년 미국 와이오밍주 존슨 카운티에서 화석 사냥꾼 패트릭 맥셰리(Patrick McSherry)가 이 공룡의 잔해를 처음 발견하였다. 당초 스테고사우루스의 표본으로 간주되었으나, 표본 정리 과정에서 신종임이 확인되었다. 이후 와이오밍주와 몬태나주 등지에서 여러 개체의 비교적 완전한 골격이 추가로 발굴되었다. 완모식표본은 모리슨층(Morrison Formation) 하부의 윈디힐 층원(Windy Hill Member)에서 산출되었으며, 2001년 당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검룡류 화석으로 기록되었다. 현재 완모식표본은 일본 후쿠이현립 공룡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형태적 특징
헤스페로사우루스는 몸길이 약 6.5미터, 체중 약 3.5톤에 달하는 대형 검룡류였다. 일부 대형 개체는 체중이 약 5톤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고사우루스와 유사하게 등에는 두 줄의 골판(뼈판)이 배열되어 있었고, 꼬리 끝에는 네 개의 가시가 있었다. 다만 등판은 스테고사우루스의 것보다 높이가 낮고 길이가 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개골은 스테고사우루스보다 깊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분류학적 논쟁
헤스페로사우루스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었다. 2008년 수잔나 메이드먼트(Susannah Maidment) 등의 계통학적 연구에서는 헤스페로사우루스가 스테고사우루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파생형(derived) 검룡류로 확인되었으며, 이를 스테고사우루스의 한 종으로 통합하자는 제안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카펜터는 2010년 헤스페로사우루스가 스테고사우루스와 충분히 구별되는 별개의 속이라고 반박하였다. 2017년 레이븐(Raven)과 메이드먼트의 연구에서는 헤스페로사우루스가 스테고사우루스와 별개의 속으로 인정되었다.
피부 및 각질 외피의 보존
2010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빅토리아(Victoria)'로 명명된 표본에서 검룡류 최초로 등판의 각질 외피(horn sheath)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확인되었다. 이 표본은 피부의 실제 인상과 자연 주형을 모두 보존하고 있었으며, 몸통 옆면에는 작은 육각형의 볼록한 비늘이 배열되어 있었다. 등판의 각질 외피 존재는 골판이 주로 방어적 기능과 시각적 전시 기능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성적 이형성 논의
2015년 에반 새이타(Evan Thomas Saitta)의 연구에서는 몬태나주 JRDI 5ES 채석장에서 발견된 다수의 개체를 바탕으로 헤스페로사우루스가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을 보였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즉, 일부 개체는 높은 골판을, 다른 개체는 낮고 넓은 골판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고생물학자 케빈 파디언(Kevin Padian)과 카펜터 등에 의해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공식적인 반박 논문은 발표되지 않았다.
생태
헤스페로사우루스는 모리슨층의 범람원과 개방된 삼림 지대에 서식하며 양치식물, 소철류 등 낮은 키의 식물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시기·지역에는 알로사우루스, 카마라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이 공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