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1850년 1월 24일 ~ 1909년 2월 26일)는 독일의 심리학자로, 기억에 대한 실험적 연구를 개척한 인물이다. 그는 프로이센 왕국 라인주 바르멘(현재의 부퍼탈)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본 대학교에서 역사학과 문헌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참전한 후 1873년 에두아르트 폰 하르트만의 '무의식의 철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체류하던 중, 런던의 한 중고 서점에서 구스타프 페히너의 《정신물리학의 요소》를 접하고 기억 실험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1879년 베를린 대학교에서 기억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이는 독일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심리학 실험실이었다. 1885년 그의 대표 저서 《기억에 관하여》(Über das Gedächtnis)를 출판하였고, 같은 해 베를린 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다.
에빙하우스는 기억 연구를 위해 무의미 철자(nonsense syllable)를 고안하였다. 이는 자음-모음-자음으로 구성되며 기존에 의미가 없는 음절(예: DAX, BOK, YAT)로, 총 2,300개의 음절을 만들어 실험에 사용하였다. 그는 스스로를 유일한 피험자로 삼아 엄격한 통제 조건에서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의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망각 곡선(forgetting curve)이다. 이는 학습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기억이 지수 함수적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학습 직후 20분 이내에 가장 급격한 망각이 발생하며,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망각 속도가 완만해진다. 또한 학습 곡선(learning curve)과 간격 효과(spacing effect)를 최초로 기술하였으며, 분산 학습이 집중 학습보다 기억 유지에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이 외에도 위치 효과(serial position effect)를 발견하였고, 재학습 시 이전 학습의 잔여 효과를 측정하는 '절약법(savings method)'을 개발하였다.
1890년 아르투어 쾨니히와 함께 학술지 《감각 기관의 심리학 및 생리학 저널》(Zeitschrift für Physiologie und Psychologie der Sinnesorgane)을 창간하였다. 1894년 베를린에서 승진에서 배제된 후 브레슬라우 대학교(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자리를 옮겼으며, 1905년 할레 대학교로 이동하여 생애 마지막을 보냈다. 1902년 《심리학의 기초》(Grundzüge der Psychologie)를, 1908년 《심리학 개요》(Abriss der Psychologie)를 출판하였다.
에빙하우스는 기억 연구 외에도 에빙하우스 착시(Ebbinghaus illusion)로 알려진 시각적 착시 현상을 발견하였고, 문장 완성 검사(sentence completion test)를 개발하여 이후 알프레드 비네의 지능 검사에 활용되었다. 또한 심리학 연구 보고서의 표준 형식(서론, 방법, 결과, 논의)을 최초로 고안하였다. 그는 빌헬름 딜타이와의 공개 논쟁을 통해 실험 심리학을 옹호하기도 하였다.
1909년 2월 26일 할레에서 폐렴으로 사망하였으며, 그의 아들 율리우스 에빙하우스는 신칸트주의 철학자로 활동하였다. 에빙하우스의 연구는 기억과 학습에 대한 현대 심리학의 기초를 마련하였으며, 그의 방법론과 발견은 오늘날까지도 인지 심리학 및 교육 심리학 분야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