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알렉산더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 1916년 6월 15일 ~ 2001년 2월 9일)은 미국의 학자로, 컴퓨터 과학, 경제학, 인지심리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였으며, 1943년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49년부터 2001년까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 재직하며 컴퓨터 과학부 설립에 기여하였다.
사이먼은 인간의 인지 능력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개념을 제시하였으며, 의사 결정 과정에서 최적의 대안 대신 만족할 만한 수준의 대안을 선택하는 '최소한의 충족(satisficing)'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가정하는 완전한 합리성에 대한 비판으로, 이후 행동 경제학의 발전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공로로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는 앨런 뉴웰(Allen Newell)과 협력하여 1956년 최초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논리 이론가(Logic Theorist)'와 '일반 문제 해결기(General Problem Solver, GPS)'를 개발하였다. 이들은 디지털 컴퓨터를 단순한 계산기가 아닌 범용 기호 조작 체계로 간주하였으며, 이러한 접근은 인공지능과 인지과학의 기초를 형성하였다. 1975년 앨런 뉴웰과 함께 튜링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사이먼은 또한 조직 이론, 행정학, 경영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1947년 출간된 저서 《행정 행동(Administrative Behavior)》은 조직 내 의사 결정 과정을 분석한 고전으로 평가된다. 인지심리학 분야에서는 EPAM(Elementary Perceiver and Memorizer) 이론을 통해 인간의 학습과 기억 과정을 컴퓨터 모델로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사이먼의 연구는 학제적 성격이 강하며, 인공지능, 인지과학, 경제학, 정치학, 조직 이론, 복잡계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그는 평생 27권의 저서와 약 1,000편의 논문을 발표한 다작 학자였으며, 20세기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