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베이 회사(Hudson's Bay Company, 약칭 HBC)는 역사적으로 북아메리카, 특히 현재의 캐나다 지역에서 모피 교역을 위해 설립된 잉글랜드의 특허 기업이자 국책 회사였다. 1670년 5월 2일 잉글랜드 국왕 찰스 2세의 칙허(칙허장)에 의해 창립되었으며, 정식 명칭은 "허드슨만에서 무역에 종사하는 잉글랜드 모험가 회사"였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북미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존속하다가 2025년 청산 절차를 거쳐 해체되었다.
창립 배경에는 프랑스계 모피 상인 피에르-에스프리 라디송(Pierre-Esprit Radisson)과 메다르 드 그로세이예르(Médard des Groseilliers)의 역할이 있었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뒤 잉글랜드로 건너가, 1668년 허드슨만 탐사 원정을 실행하였다. 원정의 성공을 바탕으로 1670년 찰스 2세의 칙허가 발급되었고, 회사는 허드슨만으로 흘러드는 모든 하천 유역인 '루퍼츠랜드(Rupert's Land)'에 대한 독점 무역권을 부여받았다. 초대 총독은 찰스 2세의 사촌인 컴벌랜드 공작 루퍼트 왕자가 맡았다.
회사는 모피 교역을 중심으로 루퍼츠랜드 전역에서 사실상의 통치 기능까지 수행하였다. 18세기 초에는 제임스 만 연안의 요크 팩토리(York Factory), 무스 팩토리(Moose Factory) 등의 교역소를 설치하고, 원주민들과 비버 가죽을 중심으로 한 거래를 진행하였다. 1774년에는 최초의 내륙 교역소인 컴벌랜드 하우스(Cumberland House)를 건설하였다.
1821년, 영국 정부의 개입으로 경쟁사인 북서 회사(North West Company)가 합병되었다. 이로써 회사는 태평양 연안까지 영역을 확대하였고, 조지 심프슨(George Simpson) 총독 체제 아래 19세기 전반에 절정의 영향력을 누렸다. 이 시기 회사는 자체 화폐 발행, 탐험 활동, 태평양 북서부 및 하와이, 러시아령 알래스카 지역에서의 상업 활동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였다.
1869년, 회사는 루퍼츠랜드를 캐나다 자치령 정부에 양도하는 양도 증서(Deed of Surrender)를 체결하였다. 이는 약 30만 파운드의 보상금과 농지의 20분의 1에 대한 권리 인정을 조건으로 한 것이었다. 이로써 회사는 모피 무역 중심에서 소매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게 되었고, 이후 캐나다 전역에서 '더 베이(The Bay)'라는 이름의 백화점 체인으로 발전하였다.
20세기에는 여러 차례 소유권 변동을 겪었다. 1970년 창립 300주년 기념 시점에 회사는 캐나다 법인으로 재편되었다. 1978년 캐나다 백화점 체인 젤러스(Zellers)를 인수했고, 1979년부터 1997년까지 캐나다 출신 언론 재벌 케네스 톰슨 가문이 대주주로 있었다. 2006년 미국인 사업가 제리 저커(Jerry Zucker)에게 인수되어 사기업화되었으며, 2008년 저커 사망 이후 NRDC 에쿼티 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하였다.
21세기에 들어 회사는 국제적 확장을 시도하였다. 2013년 미국의 고급 백화점 체인 색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를 약 29억 달러에 인수했고, 2015년 독일의 갈레리아 카우프호프(Galeria Kaufhof)를 인수하였다. 2016년 온라인 소매 플랫폼 길트 그룹(Gilt Groupe)을 인수하고 네덜란드 시장에 진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2019년에 걸쳐 유럽 자산과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 등을 매각하며 사업을 축소하였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재상장되어 있었으나, 2020년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되었다.
2024년 11월, 미국 자산은 색스 글로벌(Saks Global)이라는 별도 지주회사로 분리되었다. 2025년 3월 7일, 회사는 온타리오 고등법원에 캐나다 기업 채권자 조정법(CCAA)에 따른 채권자 보호를 신청하였다. 당시 회사는 약 11억 달러의 담보 부채와 수백만 달러의 미지급 채무를 안고 있었으며, 미국과의 무역 분쟁 및 소매업 전반의 부진이 청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도되었다. 80여 개의 매장이 폐점되고 약 9,000명 이상의 직원이 해고되었으며, 2025년 6월 1일까지 모든 잔여 점포가 영업을 종료하였다.
청산 과정에서 회사의 지적 재산권(상호, 상표, 로고, 문장 등)은 2025년 5월 캐나다 타이어(Canadian Tire)에 약 3,0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원래의 왕실 칙허 문서와 미술품 컬렉션은 경매를 통해 매각되었으며, 칙허 문서는 결국 웨스턴 가문과 톰슨 가문이 공동으로 1,800만 달러에 구매하여 여러 박물관 및 기록 보관소에 기증되었다. 2025년 8월, 회사는 공식적으로 '1242939 B.C. 무한책임회사'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허드슨 베이 회사로서의 실체는 법적으로 사라졌다.
역사적으로 허드슨 베이 회사는 단순한 상업 기업을 넘어, 루퍼츠랜드 지역의 사실상 통치 기구로 기능하면서 캐나다 서부 개척과 원주민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회사의 상징적인 제품인 허드슨 베이 포인트 블랭킷은 여전히 캐나다의 문화적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회사의 방대한 기록물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매니토바 주립 기록보관소에 보관·공개되고 있다. 회사의 모토는 라틴어 'pro pelle cutem'(피부를 위한 피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