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된 예루살렘(이탈리아어: La Gerusalemme liberata)은 이탈리아의 시인 토르콰토 타소(Torquato Tasso, 1544~1595)가 지은 서사시이다. 1580년에 초판이 출판되었으며, 1581년에 파르마에서 정식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제1차 십자군 원정을 소재로 하여, 고드프루아 드 부용(Godfrey of Bouillon)이 이끄는 기독교 군대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그린다. 다만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상당 부분이 허구적으로 각색되었다.
작품의 구성은 총 20개의 칸토(Canto)로 이루어져 있으며, 르네상스 이탈리아 서사시에서 흔히 쓰인 옥타바 리마(Ottava rima, 8행시 형식)로 작성되었다. 전체 행수는 약 15,336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타소는 이 작품에서 루도비코 아리오스토의 《성난 오를란도》에서 줄거리 요소와 인물 성격을 일부 차용하였으며,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고전 서사시 전통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의 주요 특징은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역사적 충돌을 소재로 하면서도 마법, 초자연적 요소,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 등 환상적 요소를 결합한 점이다. 이를 통해 르네상스 서사시에서 부족했던 역사적 배경을 갖춘 구성적 서사시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방된 예루살렘》은 이후 유럽의 여러 예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음악 분야에서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장바티스트 륄리,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안토니오 비발디, 크리스토프 빌리발트 글루크, 요제프 하이든, 조아키노 로시니, 요하네스 브람스, 안토닌 드보르자크 등 다수의 작곡가가 이 작품에 기초한 오페라나 음악 작품을 남겼다. 회화 분야에서는 니콜라 푸생, 외젠 들라크루아, 프랑수아 부셰,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 등이 이 작품의 장면을 소재로 한 그림을 제작하였다.
한국어 번역본으로는 김운찬이 옮긴 《해방된 예루살렘》이 아카넷에서 2017년에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중세 기사도 문학의 전통과 르네상스 서사시의 정점을 이루는 대표작으로, 유럽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