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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 장애

해리성 장애(解離性障碍, Dissociative Disorder)는 정상적으로 통합되어야 할 의식, 기억, 정체감, 환경에 대한 지각 등의 기능이 붕괴되거나 분리되어 나타나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영문 명칭인 'dissociative disorder'는 라틴어 'dissociare'(분리하다, 떼어놓다)에서 유래하였다. 한국에서는 '해리장애'로도 표기된다.

분류 및 유형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과 국제질병분류(ICD-10)에 따라 해리성 장애는 크게 다음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 해리성 기억상실(Dissociative Amnesia): 외상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중요한 개인적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단순한 건망증과 달리 기억 상실의 범위가 넓으며, 언어나 학습 능력 등 정보 회상 능력 자체에는 손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억상실은 갑작스럽게 나타나지만 회복 또한 갑작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해리성 장애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 해리성 둔주(Dissociative Fugue): 해리성 기억상실의 극단적 형태로, 환자가 갑자기 집이나 직장을 떠나 예정에 없던 여행을 하거나 행방불명이 되며,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잃고 일부 또는 완전히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고 생활하는 상태를 말한다. 둔주 기간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DSM-5에서는 해리성 기억상실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 해리성 정체성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DID):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뚜렷이 구분되는 인격 또는 정체성이 존재하며 이들이 번갈아 행동을 지배하는 장애이다. 대중적으로 '다중인격장애'로도 불렸으나, 1994년 DSM-IV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각 인격은 서로 다른 이름, 나이, 성격, 기억을 가질 수 있으며, 한 인격이 지배하는 동안 다른 인격의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기의 심각한 외상 경험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 이인성/비현실감 장애(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 자신의 마음이나 몸이 자신으로부터 분리된 것처럼 느껴지는 이인증(離人症)과, 주변 환경이 비현실적이거나 꿈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비현실감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애이다. 환자는 이러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현실 검증 능력은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

해리성 장애는 대부분 매우 충격적인 스트레스 사건이나 고통스러운 경험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불안을 유발하는 심리 상태를 억압하고 방어하는 기제의 결과로 설명된다. 아동기의 외상 경험, 특히 성적 학대, 신체적 학대, 부모나 형제의 사망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다만 이러한 보고는 주로 환자의 회상에 기반한 것이므로, 학대를 경험한 모든 아동에게 해리성 장애가 발생한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진단

해리성 장애의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뇌 손상, 뇌종양, 발작 장애, 약물 남용 등 기질적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님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뇌 영상검사(MRI, CT), 뇌파검사(EEG), 혈액 및 소변 검사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심리검사가 함께 활용된다.

치료

치료는 유형에 따라 접근법이 다르다. 해리성 기억상실 및 둔주의 경우 상실된 기억의 회복을 목표로 최면 치료, 인지치료, 정신치료가 활용된다. 해리성 정체성 장애는 장기간의 정신치료를 통해 여러 인격을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인성/비현실감 장애의 경우 정신 역동적 치료와 스트레스 및 불안 조절이 중요하다. 모든 유형에서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역학 및 예후

해리성 장애의 정확한 유병률에 대해서는 보고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해리성 기억상실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며, 외상성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해리성 정체성 장애의 경우 통계상 환자의 약 90%가 여성이라는 보고가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학계 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통해 상실된 기억을 회복하고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일부는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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