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구형 지진(海溝型地震, 영어: Trench type earthquake)은 판 사이의 수렴 경계, 그 중에서도 섭입대에서 발생하는 스러스트 단층(충상단층) 지진을 의미한다. 영어권에서는 유사한 개념으로 메가스러스트 지진(Megathrust earthquakes)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발생 원리
해구형 지진은 두 지각판이 충돌하는 수렴 경계에서 발생한다. 이 중 한 판이 해양판 암석권일 경우, 그 해양판은 다른 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며 맨틀 속으로 가라앉고 해구를 형성한다. 두 판이 충돌하는 접촉면을 따라 마찰이 발생하면 판이 서로 얽히면서 변형 에너지가 축적된다. 이 축적된 에너지가 한계에 도달하여 판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단층이 파열될 때 해구형 지진이 발생한다.
해구형 지진의 단층은 충상단층(스러스트 단층)의 일종으로, 단층 각도가 45도 이하로 매우 낮고 변위 길이가 매우 길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거대한 규모의 단층을 메가스러스트(megathrust)라고 부르며, 길이가 1,000 k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특성
해구형 지진은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한다. 보통 모멘트 규모 M9.0을 넘는 초거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유일한 지진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1900년 이후로 M9.0 이상의 모든 초거대지진은 해구형 지진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1년 규모 M9.1의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동일본 대지진)이 있다.
해구형 지진은 해저 지형에 변형을 가하기 때문에 종종 거대한 쓰나미를 동반한다. 또한 최대 3~5분 이상 지속될 정도로 오랜 시간 강한 흔들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주요 발생 지역
해구형 지진은 대부분 지질학적 섭입대에 국한되어 발생하며, 절대 다수는 태평양과 인도양 지역에서 일어난다. 주요 섭입대와 대표 지진은 다음과 같다.
- 순다 메가스러스트(인도-오스트레일리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 2004년 인도양 지진해일(M9.1~9.3)
- 일본 해구 및 난카이 해곡(태평양판·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 2011년 도호쿠 지진(M9.1), 산리쿠 해역 지진 등
- 캐스케이디아 섭입대(후안데푸카판이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섭입): 1700년 캐스케이디아 지진(M8.7~9.3)
- 알류샨 해구(태평양판이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섭입): 1964년 알래스카 지진(M9.2)
- 페루-칠레 해구(나스카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섭입): 1960년 발디비아 지진(M9.4~9.6, 세계 최대 규모)
참고 사항
메가스러스트 단층이 반드시 해양판과 대륙판의 섭입으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히말라야산맥 메가스러스트처럼 대륙판끼리의 충돌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2016년 연구에 따르면 매우 거대한 규모의 메가스러스트 지진은 얕은 깊이로 침강한 평판 슬래브(flat slab) 섭입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두꺼운 퇴적물이 쌓인 섭입대에서 단층 파열이 먼 거리까지 이어지면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