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곰팡이(학명: 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는 호상균류(壺狀菌類, Chytridiomycota)에 속하는 단세포성 진균이다. 항아리곰팡이병(키트리디오미코시스, chytridiomycosis)을 일으키는 병원체로서, 전 세계 양서류 개체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칭과 분류
"항아리곰팡이"라는 이름은 이 곰팡이의 포자낭(홀씨주머니)이 항아리 모양을 닮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명 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는 1999년 Longcore, Pessier, Nichols에 의해 명명되었다. 이 곰팡이는 호상균류라는 분류군에 속하며, 양서류에 기생하는 특징으로 인해 "양서류호상균(兩棲類壺狀菌)"이라고도 불린다.
발견과 전파
항아리곰팡이는 1998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이후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양서류 개체군 감소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2018년 Science 저널에 발표된 국제 공동 연구에 따르면, 유전체 분석 결과 이 곰팡이는 한반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며, 20세기 초 무당개구리 등을 포함한 한국산 양서류의 상업적 거래 과정에서 전 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생태와 감염 경로
항아리곰팡이는 양서류의 피부 표면에 기생하며, 피부 바깥층을 구성하는 케라틴을 분해하여 영양분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자는 물속에서 이동할 수 있어, 감염된 개체와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수생 환경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감염된 양서류는 피부의 과각질화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과 심부전, 또는 피부호흡 장애로 인한 질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종에서는 100%에 달하는 치사율이 관찰되기도 한다.
영향 범위
항아리곰팡이는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동부, 카리브 제도 등 여러 지역에서 양서류 개체군의 급격한 감소와 일부 종의 멸종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된다. 전 세계 양서류의 약 30%가 이 병원체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한반도 양서류와의 관계
한반도에 서식하는 일부 개구리 종은 항아리곰팡이에 대한 면역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항아리곰팡이의 기원지가 한반도이며, 이 지역의 양서류가 오랜 공진화 과정을 통해 내성을 획득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제 시도
야생에서 항아리곰팡이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온실 내에서 태양열로 달궈진 벽돌 구멍을 이용해 감염된 개구리의 체온을 높이는 방식이 일부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항아리곰팡이가 고온에 취약한 점을 이용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