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은 세균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하는 능력을 획득하여 해당 항생제의 효과가 작용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을 "세균들이 특정 항생제에 저항하는 방법을 만들어 해당 약물의 효과가 작용하지 않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항생제 내성을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항생제에 저항하여 생존할 수 있는 약물 저항성"으로 설명하며, 이는 항생제의 공격에 살아남기 위한 세균의 생존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명시한다.
항생제 내성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한다. 첫째, 세균이 본래 지니고 있는 자연적 내성이다. 둘째,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세균의 적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획득 내성이다. 항생제 사용이 증가할수록 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가질 기회도 함께 증가하며, 특히 항생제의 부적절한 사용은 내성의 발생과 증식을 촉진하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균이 내성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으로는 다음 세 가지가 주요하게 알려져 있다. 첫째, 자연 돌연변이(Spontaneous Mutation)이다. 세균은 빠른 속도로 분열하며 이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항생제에 저항하는 돌연변이 균주가 선택적으로 생존하여 증식한다. 둘째, 수평적 유전자 전달(Horizontal Gene Transfer)이다. 내성 유전자를 가진 세균이 플라스미드(작은 원형 DNA)를 통해 다른 세균에게 내성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종(種)이 다른 세균 사이에서도 일어나 내성이 빠르게 확산되는 주요 경로이다. 셋째, 생물막(Biofilm) 형성이다. 세균이 집단으로 모여 막을 형성하면 항생제가 내부까지 침투하기 어려워져 내성이 강화된다.
항생제 내성의 문제는 세균 감염 치료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에 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효과적인 치료의 선택 범위가 줄어들며, 특히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치료 기간이 연장되고 개인과 사회의 질병 부담이 증가한다. 또한 항생제 내성 세균은 증식을 통해 체내에서 늘어나고, 세균 간 유전자 전달을 통해 새로운 내성 세균의 출현을 야기한다. 항생제 내성균은 의료 현장뿐 아니라 농업, 축산, 수산, 환경 분야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과의 접촉, 오염된 음식과 물 섭취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인류 건강에 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지정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약 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효과적인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050년에는 연간 1,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으로는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등이 있다. 이 중 CRE는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마저 무력화시키는 세균으로, 감염 환자의 치명률이 40~5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항생제 내성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항생제의 적정 사용이 가장 중요하다. 항생제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며, 처방된 용량과 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남은 항생제를 보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는 행위는 내성균 발생을 촉진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또한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제로, 바이러스 감염 질환(감기, 인플루엔자 등)에는 효과가 없음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바른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준수, 적절한 예방접종을 통한 감염 예방 역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과 내성균 전파를 차단하는 중요한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