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젠 결합(Halogen Bonding)은 분자 내에 포함된 할로젠 원자가 전자가 풍부한 다른 부위와 상호작용하여 형성되는 비공유 결합성 인력이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2013년에 이를 "분자 엔티티(Molecular entity) 내 할로젠 원자의 친전자성 영역과 동일하거나 다른 분자 엔티티 내 친핵성 영역 사이의 인력"으로 정의하였다.
이 결합의 핵심 원리는 '시그마 홀($\sigma$-hole)' 이론으로 설명된다. 할로젠 원자(요오드, 브롬, 염소, 불소 등)가 다른 원자와 공유 결합을 형성할 때, 결합 축의 반대편 방향으로 전자 밀도가 낮아지는 영역인 시그마 홀이 발생한다. 이 영역은 양의 정전기 퍼텐셜을 띠게 되어 루이스 염기나 음이온과 같은 전자가 풍부한 친핵체와 정전기적 인력을 형성할 수 있다.
할로젠 결합은 수소 결합과 유사한 성질을 지니면서도, 결합의 방향성이 매우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결합의 세기는 할로젠 원자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일반적으로 원자 번호가 크고 분극률이 높은 요오드(I)와 브롬(Br)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전기음성도가 가장 높은 불소(F)는 탄소와 결합했을 때 시그마 홀이 잘 형성되지 않아 특수한 환경을 제외하고는 할로젠 결합을 형성하기 어렵다.
이 상호작용은 결정 공학, 초분자 화학, 신약 설계 및 재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분자 간의 정밀한 배열을 제어하거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특히 단백질과 리간드 사이의 결합을 최적화하는 의약 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