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히브리어: חלה, 영어: Challah)는 유대교 전통에서 안식일(샤밧)과 주요 명절에 먹는 특별한 효모빵이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에서 널리 소비되며, 유대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어원과 기원
"할라"라는 단어는 성서 히브리어에서 "덩어리" 또는 "과자"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근은 "뚫다"를 의미하는 chet-lamed-lamed에서 파생되었으며, 일부 학자에 따르면 중앙에 구멍이 있어 기둥에 걸 수 있도록 만든 빵을 가리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랍비 문헌에서는 할라가 빵 반죽에서 분리하여 제사장(코헨)에게 바치는 몫을 지칭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이 용어가 전체 빵을 가리키는 말로 확장되었다.
할라의 땋은 형태의 기원에 대해서는 학계의 합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 한 음식사학자에 따르면 15세기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에서 유대인 주부들이 일요일에 땋은 빵을 굽던 비유대인 이웃들의 관행을 따르면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학자는 13세기 스페인의 아랍어 요리서에 등장하는 발효·땋은 빵 요리가 할라의 전신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재료와 조리법
전통적인 아슈케나지식 할라 레시피는 달걀, 정제된 흰 밀가루, 물, 설탕, 효모, 식용유, 소금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달걀을 넣지 않고 프랑스 바게트와 유사한 질감을 지닌 "물 할라"도 존재하며, 이는 채식주의자에게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에는 통밀, 귀리, 스펠트 밀가루나 꿀, 당밀 등으로 대체하는 변형 레시피도 사용된다.
반죽은 1차 발효 후 여러 가닥으로 나누어 땋아서 굽는다. 일반적으로 3~6가닥이 사용되며, 공동체와 제빵자의 관습에 따라 다양한 땋기 기법이 존재한다. 굽기 전에 달걀물을 발라 금빛 광택을 내며, 참깨나 양귀비 씨를 뿌리기도 한다. 유대교 식사법(카슈루트)에 따라 할라는 육류와 유제품을 모두 포함하지 않는 파르베(pareve) 상태로 유지된다.
종교적 의미와 의례
유대교 전통에 따르면 안식일의 세 끼 식사와 명절의 두 끼 식사는 각각 두 개의 완전한 빵으로 시작한다. 이 "이중 빵" 관행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방황할 때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기념하는 것이다. 만나는 안식일과 명절에는 내리지 않았고, 그 전날에 이틀분이 함께 내렸다고 전해진다.
안식일 저녁 식사에서는 할라를 덮개로 가린 상태에서 키두시(포도주 축복)를 낭송한 후, 손을 씻고, 빵 축복을 한 뒤 소금에 찍어 먹는 일련의 의례가 진행된다. 소금은 성전 제사에서 사용되던 재료로, 영원한 언약을 상징한다고 여겨진다.
명절별 특별한 형태
로시 하샤나(유대교 새해)에는 할라를 원형으로 만들어 한 해의 순환을 상징하며, 반죽에 건포도를 넣거나 표면에 꿀을 발라 "달콤한 새해"를 기원하기도 한다. 유월절 직후 첫 안식일에는 일부 아슈케나지 공동체에서 열쇠 모양을 새기거나 실제 열쇠를 반죽에 넣어 굽는 "슐리셀 할라" 관습이 존재한다. 이는 생계(파르나사)를 위한 길조의 의미를 지닌다.
유사 빵과의 관계
할라와 유사한 땋은 달걀 빵은 유럽 여러 문화권에서도 발견된다. 폴란드의 차우카(chałka), 체코의 바노치카(vánočka), 루마니아의 콜라크(colac),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칼라치(kalach), 그리스·터키의 초레키(tsoureki/çörek), 독일·스위스의 초프(Zopf)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빵은 할라와 달리 버터나 우유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카슈루트 규정상 할라와 구별된다.
할라는 유대교의 종교적 전통과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이스라엘을 비롯한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에서 안식일과 명절의 상징적인 빵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