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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책임능력

한정책임능력(限定責任能力, diminished responsibility)은 형법상 책임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책임무능력'과 정상적인 '책임능력'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개념이다. 책임능력이란 자기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 즉 사물의 옳고 그름을 변별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형법은 행위자가 심신장애 등으로 인하여 이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는 경우를 한정책임능력으로 보고, 범죄의 성립 자체는 인정하되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법 제10조에 따르면,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심신상실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며, 심신장애로 인하여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자(심신미약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여기서 형법 제10조 제2항의 심신미약자가 한정책임능력자에 해당한다. 한정책임능력자의 행위는 범죄로 성립하나, 책임비난의 정도가 완전한 책임능력자보다 낮기 때문에 형을 감경하는 것이다. 다만 2018년 12월 개정을 통해 심신미약에 의한 형 감경은 임의적 감경으로 변경되어, 법원이 반드시 감경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한정책임능력의 유형으로는 심신미약자와 함께 형법 제11조의 '청각 및 언어 장애인'(농아자)이 있다.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도 형을 감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대해서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한정책임능력의 상태를 스스로 유발한 경우에는 감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정책임능력의 개념은 영미법계에서 'diminished responsibility'로 표현되며, 정신적 기능이 감소하거나 손상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상 책임을 완전히 물을 수 없다는 부분적 항변의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한정책임능력 원칙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법체계에 따라 그 인정 범위와 효과가 다르다. 스코틀랜드 형법에서는 한정책임능력이 일부 인정되었으나,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1957년까지 한정책임능력을 이유로 한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역사적 사례가 있다.

한정책임능력은 민법상의 행위능력(한정치산 등)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주로 형사책임의 판단 영역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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