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韓寶그룹, Hanbo Group)은 1974년 정태수가 설립한 대한민국의 과거 기업집단이다. 건설·부동산·철강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여 1996년 말 기준 재계 서열 14위에 오르기도 하였으나, 1997년 1월 핵심 계열사인 한보철강의 부도와 함께 그룹 전체가 도산하면서 해체되었다.
역사
한보그룹은 1974년 3월 7일 몰리브덴 수출업체인 (주)한보상사의 설립으로 시작되었다. 1976년 삼아건설을 인수하고 한보주택을 설립하여 주택건설사업에 진출하였으며, 1978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은마아파트 단지(4,424가구)를 건축·분양하였다. 이후 1984년 한보철강을 설립하고, 1989년부터 충청남도 당진에 제철소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면서 철강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였다.
1990년대 초반에는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사건으로 정태수 회장이 구속되기도 하였으나, 이후 그룹은 계속 성장하여 1996년에는 2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약 5조 4,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1996년 재계 서열 14위에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몰락 과정
한보그룹의 몰락은 핵심 계열사인 한보철강의 과도한 차입 경영에서 비롯되었다. 한보철강 당진 공장은 당시 미검증된 신공법인 '코렉스' 공법을 도입하면서 투자 규모가 약 5조 7,000억 원에 달했고, 이를 회사채 발행과 차입 등 무리한 자본 조달로 충당하면서 자금난이 심화되었다.
1997년 1월 23일 한보철강이 부도 처리되었고, 같은 달 30일 그룹 전체가 부도 처리되었다. 이는 당시 한국 경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도산 사건으로 기록되었으며, 금융권의 자금 흐름 경색을 초래하여 다른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졌다. 이 사건은 이후 발생한 1997년 대한민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외환위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부도 이후
한보그룹 부도 이후 계열사들은 각각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되거나 정리되었다. 한보철강은 이후 현대하이스코를 거쳐 현대제철에 통합되었고, (주)한보는 진흥기업을 거쳐 LIG그룹에 인수되었으며, 상아제약은 녹십자에 인수되어 합병되었다.
관련 논란
한보그룹의 몰락 과정에서 정태수 회장이 은행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대규모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른바 '한보 사태'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정경유착 비리 사건으로 확대되었으며, 관련 수사 과정에서 전·현직 은행장 다수가 조사받고 구속되었다. 또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의 연루 의혹도 제기되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정태수 회장은 공금 횡령 및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보그룹은 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해체된 기업집단으로, '한보그룹'이라는 명칭은 주로 역사적 사건과 정경유착 비리의 사례로 회고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