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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

정의

한국무용(韓國舞踊, Korean traditional dance)은 역사 이래 오늘날까지 한국에서 생성되고 전승되어 온 무용 일체를 가리키며, 한국적 미형식을 바탕으로 한 현대의 창작무용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국무(韓國舞) 또는 한국춤이라고도 한다. '무용'이라는 단어는 20세기 이후에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

기원과 역사

상고시대

한국무용의 기원은 상고시대의 종교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부족사회 시대의 춤과 음악은 농사일과 관련된 하늘과 신에게 감사드리는 집단적 행사에서 아직 분화되지 않은 소박한 가무(歌舞) 형태로 연행되었다.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濊)의 무천(舞天) 등이 대표적인 제천의식으로, 온 부족민이 모여 천신을 섬기고 며칠씩 음주가무를 계속하였다. 마한(馬韓)에서는 5월(파종기)과 10월(추수기)에 연 2회 제천행사를 열었다.

삼국시대

고구려의 무용은 고분벽화와 문헌 기록을 통해 그 모습을 알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통구 무용총 무악도 등)에는 악기 연주자들의 반주에 맞추어 4명의 무용수가 둘씩 짝을 지어 추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고구려의 춤은 긴소매 저고리(한삼)를 입고 어깨를 으쓱이며 엉덩이를 뒤로 약간 내민 채 추는 것이 특징이다. 고구려무(고려무)는 당나라 시인 이백(李白)이, 호선무(胡旋舞)는 백낙천(白樂天)이 각각 찬미하였다.

백제의 무용은 미마지(味摩之)라는 무용가가 중국 오(吳)나라에 건너가 기악(伎樂)을 배워와 한국에 가면무용극(산대도감놀이)을 창시하였고, 이를 일본에 전파하여 일본 불교극 기악무(伎樂舞)의 기원이 되었다.

신라에서는 가야금과 노래 연주와 함께 춤이 연출되었으며, 가면무인 처용무(處容舞)가 대표적이다. 최치원의 《향악잡영》 5수에는 금환(金丸)·월전(月顚)·대면(大面)·속독(束毒)·산예(狻猊) 등 서역 전래의 가면희가 기록되어 있다.

통일신라시대

통일신라시대에는 금·가·무(琴·歌·舞)에 의한 연출 형태가 많았으며, 무애무(無㝵舞, 원효 대사 관련)·처용무·상염무(霜髥舞) 등 독자적인 춤이 등장하여 무용이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팔관회(八關會)가 본격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무격의식 춤과 백희가무(百戱歌舞)도 중요한 춤문화로 자리잡았다.

고려시대

고려시대는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송(宋)나라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춤이 들어와 궁중무용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중국계 춤은 당악정재(唐樂呈才), 전통 춤은 향악정재(鄕樂呈才)로 구분되었다. 대표적인 향악정재로는 무고(舞鼓)·동동(動動)·무애(無㝵)가 있으며, 당악정재로는 헌선도(獻仙桃)·수연장(壽延長)·오양선(五羊仙)·포구락(抛毬樂)·연화대(蓮花臺) 등이 전한다. 또한 유교 의식에 쓰이는 일무(佾舞)가 전래되었다.

조선시대

조선시대는 무용이 한층 융성하였다. 세종대왕은 무악의 정리와 신작에 힘을 기울였고, 세조는 종묘의 무악인 정대업(定大業)과 보태평(保太平)을 완성하였다. 성종 24년(1492)에 편찬된 《악학궤범》은 당악정재와 향악정재의 홀기(笏記)뿐 아니라 무복과 의물까지 상세히 도설하여 조선 초기 궁중무용의 모습을 생생히 전한다.

조선 후기에는 효명세자(익종)가 춘앵전(春鶯轉)·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보상무(寶相舞) 등 20여 편의 정재를 예제(睿製)하여 현존하는 약 50종의 궁중무용 중 절반가량이 그의 작품 또는 개작이다.

개화기 이후

1929년 이후 서구 현대무용이 수입되었고, 1930년대 초반 조택원(趙澤元)과 최승희(崔承喜)에 의해 신무용(新舞踊)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한국 전통춤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의 창작무용을 선보였다. 광복 이후 국립무용단 발족(1962)과 대학 무용교육의 활성화로 한국무용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분류

한국무용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궁중무용 (궁중정재)

궁중에서 각종 의식과 연향(宴享)에서 추어진 춤으로, 우아하고 정형화된 동작이 특징이다. 춤의 테마를 동작보다 노래(창사·치어)로 설명하며, 장단이 유장(悠長)하고 급하고 촉박한 것은 금기로 여겼다. 의상이 현란하고 오행설에 따라 방위에 부합하는 색조를 사용하였다.

  • 당악정재: 중국에서 전래된 춤 (헌선도, 포구락, 연화대 등)
  • 향악정재: 한국에서 창제된 춤 (무고, 아박, 춘앵전, 처용무 등)

2. 민속무용

서민 대중의 생활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 전승된 춤이다. 격식이나 일정한 법도에 얽매이지 않고 서민들의 정서와 소박한 감정을 적나라하게 표출하는 데 생명이 있다.

  • 농악춤: 풍물놀이에 수반되는 춤 (각 지역별로 가락과 춤이 다름)
  • 탈춤(가면무): 가면을 쓰고 추는 춤 (봉산탈춤, 양주산대놀이, 통영오광대 등)
  • 소리춤: 강강술래 등 노래와 함께 추는 춤
  • 허튼춤: 즉흥적으로 추는 춤
  • 의식무용: 무속 의식, 불교 의식, 유교 의식에서 추는 춤

3. 가면무용 (탈춤)

원시 신앙행사나 세시풍속에서 발생하여 특정 지역에 토착화된 춤이다. 얼굴에 가면을 쓰고, 연희자 전원이 남자로 구성되며, 춤에 노래와 대사가 곁들여진 종합예술이다. 벽사진경(辟邪進慶) 의식, 파계승 풍자, 양반계급에 대한 풍자, 남녀 갈등 등이 공통 주제이다.

지역별 분류:

  • 중부형: 서울·경기 지역 (양주산대놀이, 송파산대놀이)
  • 경남형: 경상남도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동래야유)
  • 해서형: 황해도 (봉산탈춤, 강령탈춤)
  • 기타: 북청사자놀음, 하회별신굿 탈놀이, 강릉관노가면놀이

4. 의식무용

종교 의식에서 추는 춤으로, 불교 계통과 유교 계통으로 나뉜다.

  • 불교의식무(작법춤): 바라춤, 법고춤, 나비춤, 타주춤 등
  • 유교의식무(일무): 문묘제례와 종묘제례에서 추는 춤. 문무(文舞)와 무무(武舞)로 구분

5. 창작무용 (신무용)

전통무의 형식이나 현대무용의 형식을 토대로 창작되는 새로운 무용이다. 한량무, 태평무 등이 대표적이며,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된 춤이다.

특징

  1. 정(靜)과 동(動)의 조화: 정적인 동작은 우아함과 품위를, 역동적인 동작은 강인한 힘과 흥을 표현한다.

  2. 순환운동과 대칭운동: 순환운동은 대우주와 자연의 순환을, 대칭운동은 생명과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한다.

  3. 호흡과 장단의 일체: 춤사위는 장단(長短)과 박자에 맞추어 온몸으로 퍼지며, '흥'이 어깨에서 구체화되어 한국적인 멋으로 승화된다.

  4. 한삼(긴소매)의 활용: 긴소매 저고리를 이용한 우아한 선(線)의 표현이 특징적이다.

  5. 즉흥성과 창의성: 민속무용의 경우 기본 가락은 있으나 세부적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6. 종합예술성: 춤에 노래(창사)와 대사,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다.

주요 장단

궁중무용에 사용되는 장단은 20박·16박·12박·10박·6박·4박 등 6종이 있으며, 민속무용에서는 염불(6박 1장단), 타령(12박 1장단), 산조장단, 살풀이장단 등이 사용된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주요 한국무용

  • 처용무 (신라 발생, 궁중무용)
  • 학무 (고려 연원, 궁중무용)
  • 종묘일무 (종묘제례악 속 의식무)
  • 승무 (민속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 검무 (진주 지역)
  • 승전무 (통영 지역)
  • 범패 속 나비춤·바라춤·법고·타주 (불교 의식무)

현황과 전망

오늘날 한국무용은 정부의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전통무용 보전·전수 사업, 대학 무용과의 활성화, 창작무용의 발전, 해외 진출 등을 통해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다. 전통을 보존·전승하는 한편, 전통에 기반한 창작무용이 활발히 발표되며 한국무용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참고문헌

  • 《삼국사기》 악지
  • 《고려사》 악지
  • 《악학궤범》(1492)
  • 《증보문헌비고》 악고
  • 장사훈, 《한국전통무용연구》(1976)
  • 성경린, 《한국의 춤》(1977)
  • 정병호, 《한국춤》(1985)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춤' 항목
  • 위키백과, '한국 무용'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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