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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벡

하지 벡(Hajji Beg, 생년 미상 ~ 1361년)은 14세기 중반 차가타이 칸국에서 활동한 발라스(Barlas) 부족의 지도자이자 아미르이다. 이후 티무르 제국을 세운 티무르(Timur)의 직전 발라스부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출신과 배경

하지 벡은 몽골 제국의 창시자 칭기즈 칸이 둘째 아들 차가타이에게 배속한 몽골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카라차르 노얀(Qarachar Noyan)의 후손임을 주장한 인물이다. 하지 벡과 티무르는 공통 조상인 카라차르 노얀을 두고 있었으나, 서로 다른 아들 계통에서 갈라진 관계였다.

생애

하지 벡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처음 등장하는 시점은 1358년경이다. 그 이전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1358년, 사실상 차가타이 칸국 남부를 지배해 온 카라운(Qara'unas) 부의 아미르 카자한(Qazaghan)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 압둘라(Abdullah)가 뒤를 이었다. 압둘라의 권력 기반은 공고하지 않았으며, 그가 사마르칸트로 본거지를 옮기려 한 것은 킬시(Kish) 인근을 중심으로 하지 벡의 영토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 벡은 솔더스(Suldus) 부의 부얀 솔더스와 연합하여 압둘라를 축출하고 그가 내세운 괴뢰 칸 샤 테무르를 처형했다. 이후 솔더스 부가 차가타이 칸국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갖게 되었으나, 부얀 솔더스가 세력을 통합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칸국은 1360년까지 분열 상태에 있었다.

1360년, 모굴리스탄 한국의 칸 투글루크 티무르가 트란속시아나(Transoxiana)로 침입했다. 발라스부와 인접한 야사우리(Yasa'uri) 부의 하지 마흐무트 샤가 일찍이 투글루크 티무르에 복속한 뒤 발라스부를 공격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지 벡은 자신의 군대로 모굴 군대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임을 판단하고 호라산(Khorasan)으로 망명했다. 하지 벡의 망명으로 발라스부를 평정한 투글루크 티무르는 발라스부의 새로운 아미르로 티무르를 임명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투글루크 티무르가 철수한 뒤 하지 벡은 트란속시아나로 복귀하여 자라이르(Jalayir) 부의 바야지트와 동맹을 맺고 야사우리부를 공격했다. 이에 발라스부의 새 아미르인 티무르가 야사우리부를 지원하며 맞섰으나, 전투의 결과로 발라스부의 여러 아미르들과 군대가 하지 벡의 편으로 돌아서면서 티무르는 하지 벡에게 복종해야 했다. 이후 하지 벡은 바야지트와 함께 다시 야사우리부를 공격하여 승리했고, 이를 통해 부족 내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1361년 봄, 투글루크 티무르의 군대가 다시 트란속시아나로 침입했다. 바야지트 자라이르와 부얀 솔더스가 사마르칸트로 가서 충성을 맹세했으나 투글루크 티무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둘을 처형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하지 벡은 충성 서약을 포기하고 킬시에서 병력을 모은 뒤 호라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피 중 투르크 부족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그의 사후, 투글루크 티무르는 티무르에게 발라스부의 지배권을 다시 부여했다.

사후

하지 벡의 사망 이후 발라스부의 지도권은 티무르에게 넘어갔으며, 티무르는 이후 차가타이 칸국의 혼란기를 거쳐 티무르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하지 벡의 생애는 차가타이 칸국의 분열 과정과 트란속시아나의 권력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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