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시찬드라(산스크리트어: हरिश्चन्द्र, Hariścandra)는 인도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왕으로, 태양 왕조(수리야밤사) 출신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아이타레야 브라마나, 마하바라타, 마르칸데야 푸라나, 데비 바가바타 푸라나 등 여러 고대 문헌에 그의 이야기가 전승된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설은 마르칸데야 푸라나에 수록된 것으로, 왕이 현자 비슈바미트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왕국을 포기하고 가족을 팔며 노예가 되는 과정을 다룬다.
전설에 따르면 하리시찬드라는 트레타 유가 시대에 코살라 왕국의 지배자였다. 아버지는 트리샨쿠이며, 정실 왕비는 샤이비야(다른 이름으로 타라마티 또는 찬드라마티), 아들은 로히타슈바로 전한다. 그의 왕국은 번영과 평화를 누렸으며, 왕은 정직하고 고귀한 성품으로 명성이 높았다.
가장 유명한 전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냥 중 우연히 현자 비슈바미트라의 수행(고행)을 방해하게 된 하리시찬드라는 죄책감을 씻기 위해 현자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비슈바미트라는 그의 소유물 전부를 요구했고, 왕은 이에 응했다. 이후에도 현자는 지속적으로 기부를 요구했으며, 결국 하리시찬드라는 아내와 아들을 팔고 마지막에는 스스로를 노예로 팔아 약속을 이행하게 된다. 그는 찬달라(변장한 야마, 즉 사자의 신)의 노예가 되어 바라나시의 화장터에서 일하게 된다. 이후 아들이 뱀에 물려 죽는 비극을 겪으면서도 왕은 자신의 임무와 진실에 대한 신념을 지켰고, 이에 감복한 신들이 나타나 그를 시험한 것임을 밝히며 아들을 부활시키고 왕에게 천국으로의 승천을 제안한다. 하리시찬드라는 자신을 따르던 백성들과 함께 천국에 가는 조건을 내걸었고, 인드라 신이 이를 받아들여 그는 백성들과 함께 천국으로 승천했다는 내용이다.
문헌에 따라 이야기의 세부 내용은 다르게 나타난다. 아이타레야 브라마나의 전설에서는 바루나 신에게 아들을 얻기 위해 희생을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해 병에 걸리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마하바라타에서는 나라다 현자가 유디슈티라에게 하리시찬드라가 신들의 회의에 참석할 자격을 얻은 유일한 지상의 왕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다. 데비 바가바타 푸라나의 버전은 샤크타(여신 숭배) 관점에서 서술된다.
하리시찬드라의 이야기는 진실과 서약 이행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물의 상징으로 인도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타밀어 관용구에서 "라자 하리시찬드라"는 절대적인 진실 준수와 동의어로 사용되며, "사티야바디"(항상 진실을 말하는 자)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대중문화에서도 이 전설은 폭넓게 활용되었다. 1913년 둔디라지 고빈드 팔케가 각본·감독한 영화 《라자 하리시찬드라》는 인도 최초의 장편 극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힌디어, 마라티어, 텔루구어, 타밀어, 칸나다어 등 여러 언어로 하리시찬드라를 주제로 한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12세기 칸나다어 시인 라가반카의 서사시 《하리시찬드라 카비야》 역시 유명하다. 또한 바라나시(베나레스)의 화장터는 하리시찬드라 가트(Harishchandra Ghat)로 명명되어 있으며, 마하라슈트라주 베드 지역에는 하리시찬드라 사원이 있다.
한편, 하리시찬드라라는 이름은 동명의 다른 인물에도 사용된다. 인도 태생의 미국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하리시찬드라 메로트라(Harish-Chandra Mehrotra, 1923–1983)가 대표적이며, 그는 표현론과 조화해석학, 리 군 이론 분야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9세기 산스크리트 시인 중에도 하리시찬드라라는 이름의 인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이상의 내용은 힌두 경전 문헌 및 관련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전설적 서사로서, 역사적 실존 인물 여부에 대해서는 고고학적·사료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신화적 인물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