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우 북 (The Pillow Book)
"필로우 북"(The Pillow Book)은 크게 두 가지 대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하나는 일본 헤이안 시대의 궁녀 세이 쇼나곤(清少納言)이 지은 수필 문학 작품이며, 다른 하나는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한 1996년 영화의 제목이다.
1. 문학 작품으로서의 필로우 북
원어 일본어 제목은 《마쿠라노소시(枕草子)》로, 한국어로는 '베갯머리 서책' 또는 '마쿠라노소시'로 번역된다. 세이 쇼나곤이 10세기 말에서 11세기 초 헤이안 시대에 중궁(中宮) 데이시(定子)를 보필하는 궁녀로 재직하던 시기에 기록한 관찰과 감상, 수상(隨想) 모음집이다. 일본 수필 문학의 효시이자 당대 궁정 사회를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되며, 계절의 아름다움, 일상의 관찰, 궁정의 의례, 귀족 사회의 풍속 등을 자유로운 문체로 서술하였다. 주요 미의식은 '오카시(をかし)'로 알려져 있으며, 같은 시대에 쓰인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모노가타리》가 '아와레(あわれ)'를 중시한 것과 자주 비교된다. 영문판 번역 제목이 'The Pillow Book'이며, 이 명칭이 한국어에서 '필로우 북'으로 차용되었다.
2. 영화로서의 필로우 북
1996년에 개봉한 피터 그리너웨이(Peter Greenaway) 감독의 영화로, 영국·프랑스·네덜란드 합작 작품이다. 비비안 우(Vivian Wu),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오가타 켄 등이 출연했으며, 음악은 브라이언 엔노가 담당했다. 영화는 일본 헤이안 시대의 《마쿠라노소시》를 모티브로 하여, 홍콩에 거주하는 일본계 모델 나기코가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에 서예를 쓰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에로틱 드라마이다. 인간의 육체를 종이 삼아 글을 쓰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동서양의 미학과 욕망,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96년 칸 영화제에서 초청되었으며, 영화 평론 사이트 로튼 토마토 기준으로 비평가 평점 68%의 혼합된 평가를 받았다.
3. 기타 용례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패션 콘텐츠 및 브랜딩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기업의 상호로 '(주)필로우북'이 사용된 사례가 확인된다. 다만 이는 상업적 상호에 불과하며, '필로우 북'이라는 용어 자체가 고유한 사전적 표제어로 널리 정착된 개념은 아니다.
종합하면, '필로우 북'은 일본 고전 문학 작품 《마쿠라노소시》의 영문식 명칭과 이를 기반으로 한 1996년 영화의 제목으로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