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콜로미니 가문(이탈리아어: Piccolomini)은 13세기 초부터 등장한 이탈리아 시에나 출신의 귀족 가문이다. 이 가문은 중세 및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반도에서 정치적, 종교적, 군사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한 주요 가문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역사
1220년, 엔젤베르토 두고 피콜로미니(Engelberto d'Ugo Piccolomini)가 신성 로마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대한 충성의 대가로 발도르차(Val d'Orcia) 지역의 몬테르타리(Montertari) 영지를 하사받았다. 피콜로미니 가문은 시에나 시내의 저택과 탑, 시에나 공화국 내 여러 성, 그리고 몬토네(Montone)와 카스틸리오네(Castiglione) 영지를 보유하였으나, 1321년 이들 영지를 시에나에 매각하였다.
피콜로미니 가문은 주요 무역로를 장악하고 있었으며, 제노바, 베네치아, 아퀼레이아, 트리에스테,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의 여러 도시에 회계실을 설치하여 상업 네트워크를 운영하였다. 구엘프파(교황파)를 지지했던 이유로 시에나로부터 탄압을 받기도 하였으며, 만프레디 치세에 시에나를 떠났다가 앙주 가문의 승리 이후 귀환하였고, 콘라딘의 짧은 통치 기간 중 다시 한 번 추방되었다가 앙주의 카를로 1세의 도움으로 복귀하였다. 이후 피콜로미니 가문은 피렌체로 거점을 옮겼으나 상업적 영향력은 상실하였고, 대신 궁전, 성, 아말피 지역을 포함한 20여 개의 영지를 확보하였다. 한편 나폴리 왕국으로 진출한 분가는 큰 성공을 거두어 나폴리 왕국의 '7대 가문(Serenissime Sette Grandi Case)'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주요 가문 구성원
피콜로미니 가문은 교황, 추기경, 군인, 정치인, 학자 등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인물을 배출하였다.
- 에네아 실비오 피콜로미니(Enea Silvio Piccolomini, 1405–1464): 교황 비오 2세(Pius II)로 즉위하였다. 인문주의자이자 저술가로도 활동하였으며, 시에나 대성당의 피콜로미니 도서관을 조성하였다.
- 프란체스코 피콜로미니(Francesco Piccolomini, 1439–1503): 교황 비오 3세(Pius III)로 즉위하였으나 재위 기간은 1503년 10월 1일부터 18일까지로 매우 짧았다.
- 조아키노 피콜로미니(Gioacchino Piccolomini, 1258–1305): 시에나 출신의 세르비테회(Serbite) 평신도 수사로, 1609년 교황 바오로 5세에 의해 시복(Beatification)되었다.
- 안토니오 피콜로미니(Antonio Piccolomini, ?–1493): 아말피 공작, 교황 비오 2세의 조카이자 교황 비오 3세의 형제였다.
- 알폰소 피콜로미니(Alfonso Piccolomini, ?–1499): 아말피 공작, 안토니오 피콜로미니의 아들이자 나폴리의 페르디난도 1세의 딸과 결혼하였다. 이들의 결혼 이야기는 존 웹스터(John Webster)의 희곡 《말피 공작 부인》(The Duchess of Malfi)의 소재가 되었다.
- 알레산드로 피콜로미니(Alessandro Piccolomini, 1508–1579): 천문학자이자 작가로, 별에 라틴어 알파벳을 부여한 최초의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의 저서 《De le stelle fisse》(붙박인 별에 대하여, 1540년)는 요한 바이어(Johann Bayer)의 바이어 명명법보다 약 60년 앞서 별자리 내 별들을 알파벳으로 표기한 선구적 작업으로 평가된다.
- 오타비오 피콜로미니(Ottavio Piccolomini, 1599–1656): 30년 전쟁 당시 신성 로마 제국의 장군으로, 알브레히트 폰 발렌슈타인(Albrecht von Wallenstein) 암살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의 희곡 《발렌슈타인》에 이 인물이 등장한다.
- 아스카니오 피콜로미니 2세(Ascanio Piccolomini II, 1590–1671): 시에나 대주교이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의 후원자였다.
- 마리에타 피콜로미니(Marietta Piccolomini, 1834–1899): 19세기 이탈리아의 소프라노 성악가였다.
건축 및 문화 유산
피콜로미니 가문의 이름은 여러 건축물에 남아 있다. 시에나에는 피콜로미니 궁전(Palazzo Piccolomini)이 있으며, 피엔차(Pienza)에도 같은 이름의 궁전이 존재한다. 시에나 대성당 내에는 교황 비오 2세가 조성한 피콜로미니 도서관(Libreria Piccolomini)이 있으며, 핀투리키오(Pinturicchio)가 제작한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