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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랍토르

피로랍토르(Pyroraptor)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캄파니아末期~마스트리히트기 초기, 약 7,060만 년 전)에 유럽 지역에 서식한 수각류 공룡이다. 학명은 Pyroraptor olympius이며, 속명은 그리스어로 '불의 약탈자'라는 뜻을 지닌다. 이는 1992년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주의 올랭프 산(Mont Olympe)에서 발생한 산불 이후 화석이 발견된 데서 유래하였다. 종명 'olympius'는 화석이 발굴된 올랭프 산의 이름에서 따왔다.

분류 및 발견

피로랍토르는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Dromaeosauridae)에 속하는 육식 공룡으로, 2000년 고생물학자 로낭 알랭(Ronan Allain)과 필리프 타케(Philippe Taquet)에 의해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되었다. 완모식표본(MNHN BO001)은 왼발 두 번째 발가락의 발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가 표본으로 오른발 발톱, 왼쪽 두 번째 중족골, 오른쪽 척골(팔뼈), 두 개의 이빨 등이 지정되었다. 스페인의 비토리아 층(Vitorria Formation)과 트렘프 층(Tremp Group)에서도 피로랍토르로 추정되는 추가 화석(발가락뼈, 손가락뼈, 중수골 조각, 오른쪽 요골, 등뼈, 꼬리 척추뼈 등)이 발견되었다.

바리랍토르와의 관계

피로랍토르보다 앞서 발견된 프랑스의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공룡인 바리랍토르(Variraptor) 역시 파편적인 화석만으로 알려져 있어, 두 분류군이 동일한 종인지에 대한 학계의 논쟁이 지속되었다. 알랭과 타케는 바리랍토르의 화석이 진단 가능한 특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모호명(nomen dubium)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는 피로랍토르 역시 화석 자료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유효한 종으로 확립하기에 충분한 진단 형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현재로서는 두 분류군 간의 화석 중복 자료가 부족하여 동일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태이다.

형태 및 생태

화석이 매우 단편적이어서 피로랍토르의 정확한 외형은 많은 부분이 불확실하다. 2019년 체적 분석에 기초한 추정에 따르면 몸길이는 약 2.2m, 엉덩이 높이 약 70cm, 체중 약 29kg으로 추정되었다. 다른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각 발의 두 번째 발가락에 길고 굽은 낫 모양의 발톱(약 6.5cm)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사냥이나 등반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크로랍토르, 시노르니토사우루스 등 근연종들에서 깃털의 흔적이 발견된 점에 근거하여, 피로랍토르 역시 전신이 깃털로 덮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유럽 지역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환경이었으며, 피로랍토르의 비교적 작은 체구는 섬 왜소화(insular dwarfism)의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먹이는 주로 작은 포유류나 소형 공룡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류학적 위치

피로랍토르는 화석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계통학적 위치가 불안정한 분류군(wildcard taxon)으로 평가된다. 초기에는 전형적인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로 분류되었으나, 2019년 연구에서는 우엔라기아과(Unenlagiinae)에 속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는 유럽의 랩터 공룡들이 남반구 곤드와나 대륙에서 기원한 계통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과 일치한다. 다만 이빨의 톱니 구조 등 일부 형질은 전형적인 우엔라기아과와 차이를 보여, 정확한 분류를 위해서는 추가 화석 자료가 필요하다.

고생태학

피로랍토르가 서식했던 지역은 당시 이베로-아모리칸 섬(Ibero-Armorican Island)으로 알려진 섬 대륙이었다. 같은 환경에는 랍도돈(Rhabdodon), 잘목세스(Zalmoxes), 암펠로사우루스(Ampelosaurus), 리라이노사우루스(Lirainosaurus), 아르코베나토르(Arcovenator), 타로스코사우루스(Tarascosaurus), 스트루티오사우루스(Struthiosaurus) 등 다양한 공룡들과 함께 공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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