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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무속

피나무속(Tilia)은 아욱과(Malvaceae)에 속하는 낙엽 활엽수의 한 분류군으로, 학명은 Tilia이다. 북반구 온대 지역 전역에 걸쳐 약 30여 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종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아시아이다. 유럽과 동아시아, 북아메리카 동부에서도 널리 자생한다.

분류 체계와 명칭

전통적인 분류 체계(크론퀴스트 체계)에서는 피나무속을 별도의 피나무과(Tiliaceae)에 두었으나, 분자생물학적 연구 결과에 기반한 APG 분류 체계에서는 아욱과의 하위 아과인 피나무아과(Tilioideae)로 통합되었다. 피나무속은 아욱과 내에서 외생균근(ectomycorrhiza)을 형성하는 유일한 속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권에서는 유럽·아시아산 종을 린든(linden) 또는 라임(lime)이라 부르고, 북아메리카산 종은 배스우드(basswood) 또는 린든이라고 부른다. 학명 Tilia는 라틴어로서, 인도유럽어족 공통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며 "넓은"이라는 의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태적 특징

피나무속의 수종들은 대부분 높이 20~40m에 달하는 대형 낙엽 교목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수피는 어린 나무에서는 매끄럽고 회색빛을 띠나 오래될수록 거칠게 갈라지거나 비늘 모양이 된다. 속껍질은 부드럽지만 섬유질이 강해 인피(靭皮) 섬유로 활용된다.

잎은 심장형으로 대부분 좌우 비대칭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종에 따라 잎의 크기는 4~20cm로 다양하다. 잎자루가 길고 어긋나기한다.

꽃은 지름 10~15mm 크기로 작고 대칭을 이루며, 꽃받침 5개와 꽃잎 5개를 가진다. 꽃잎은 황색에서 녹황색을 띠며 강한 향기가 있어 꿀벌 등 곤충을 유인한다. 꽃은 6~7월경 잎겨드랑이에서 산방꽃차례를 이루어 피며, 꽃자루 아래쪽에는 주걱 모양의 커다란 포엽(苞葉)이 붙는다. 이러한 포엽은 열매가 익은 뒤 바람에 날려 퍼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열매는 지름 수 mm의 공 모양으로, 종에 따라 표면에 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으며, 능선이 두드러진 종도 있다.

주요 종

한국에 자생하거나 식재되는 대표적인 종으로는 다음이 있다.

  • 피나무(Tilia amurensis): 잎이 비교적 작고 이면에 털이 묶음으로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각지의 산허리와 골짜기에 분포한다.
  • 찰피나무(Tilia mandshurica): 잎이 크고 좌우 비대칭이며, 잎 뒷면에 회백색 별모양 털이 밀생한다.
  • 섬피나무(Tilia insularis)
  • 연밥피나무(Tilia koreana)
  • 염주나무(Tilia megaphylla)
  • 보리자나무(Tilia miqueliana): 주로 재배종으로 알려져 있다.
  • 털피나무(Tilia rufa)
  • 뽕잎피나무(Tilia taquetii)
  • 개염주나무(Tilia semicostata)

북아메리카 원산인 미국피나무(Tilia americana)와 유럽 원산인 큰잎유럽피나무(Tilia platyphyllos), 작은잎피나무(Tilia cordata) 등도 널리 알려진 종이다. 종 간에는 교잡이 잦아 자연 상태와 재배 상태 모두에서 여러 잡종이 존재한다.

이용과 활용

피나무속의 목재는 흰색에 가깝고 비교적 연하며 결이 고운 편이어서 조각용, 모형 제작용, 악기 제작용 등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특히 유럽에서는 중세부터 목조각의 대표 재료로 쓰였으며, 중국에서도 조각과 가구, 수공예품 제작에 널리 활용되었다.

수피에서 얻는 인피 섬유는 강도가 높고 물에 잘 썩지 않아, 한반도에서는 전통적으로 밧줄, 자루, 망태기, 그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한반도에서 '피나무'라는 이름의 '피'는 껍질을 뜻하는 한자 '피(皮)'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동북 지역의 만주족도 인피 섬유로 밧줄, 바구니, 우의 등을 만들었다.

꽃에서 많은 꿀을 생산하므로 중요한 밀원식물로 꼽힌다. 러시아와 중국 동북부 등지에서 피나무꿀(椴树蜜)이 생산되며, 향과 풍미가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건조된 꽃과 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는 관습도 유럽과 발칸 지역, 중국 등지에 존재한다.

또한 피나무속은 정원수와 가로수로도 널리 심어지며, 여름철 풍성한 잎과 향기로운 꽃 때문에 조경 수종으로 인기가 높다. 유럽에서는 17~18세기 정원 조성 시 린든 나무 가로수길(Lime avenue)을 조성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의 분포와 보존

피나무속 수종은 한반도 각지의 산악 지대에 자생하며, 특히 피나무(Tilia amurensis)가 널리 분포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시기에 목재와 껍질의 활용도가 높아 대형 개체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에도 대경목(大徑木)의 피나무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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