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미하마(학명: Choeropsis liberiensis 또는 Hexaprotodon liberiensis)는 하마과에 속하는 포유류의 일종으로, 일반 하마(Hippopotamus amphibius)와 함께 현존하는 하마과의 두 종 중 하나이다. '피그미(Pygmy)'라는 접두어는 '왜소한'을 의미하며, 일반 하마에 비해 체구가 현저히 작은 데서 유래하였다.
1. 형태적 특징
- 크기: 체장은 약 150~175cm, 어깨높이는 약 75~100cm, 체중은 180~275kg 정도이다. 일반 하마의 약 1/10에서 1/5 수준의 체중이다.
- 체형: 일반 하마보다 다리가 상대적으로 길고 몸통이 덜 둥글며, 머리가 몸집에 비해 작고 길다.
- 피부: 회색빛이 도는 검은색 또는 갈색을 띠며, 일반 하마와 마찬가지로 피부가 얇아 건조에 약하고 햇빛에 화상을 입기 쉽다. 피부에서는 붉은빛을 띠는 점액질 분비물(일명 '혈액 땀')이 나와 피부를 보호하고 항균 작용을 한다.
- 두개골: 눈과 콧구멍이 머리 위쪽에 위치하여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호흡과 시각이 가능하나, 일반 하마만큼 돌출되어 있지 않다. 발가락은 네 개이며 발톱이 있고, 물갈퀴는 덜 발달해 있다.
2. 분포 및 서식지
주로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코트디부아르 등의 열대 우림 지대에 분포한다. 일반 하마가 넓은 강과 호수, 초원 지대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피그미하마는 울창한 저지대 열대우림 내의 좁은 하천, 늪지, 습지 등을 서식지로 삼는다.
3. 생태 및 습성
- 활동성: 야행성으로, 낮에는 물속이나 물가의 수풀, 동굴 등에서 휴식을 취하고 밤에 육상으로 나와 먹이 활동을 한다.
- 사회성: 일반 하마가 대규모 무리를 이루는 것과 달리, 피그미하마는 주로 단독 생활을 하거나 어미와 새끼, 또는 한 쌍의 성체가 함께 사는 소규모 가족 단위를 이룬다. 영역 의식은 있으나 일반 하마만큼 공격적이지는 않다.
- 식성: 초식성이며, 수생 식물뿐만 아니라 육상의 양치류, 낙엽, 과일, 나무 껍질, 뿌리 등 다양한 식물을 섭취한다. 일반 하마처럼 풀을 뜯어 먹는 방목(grazing)보다는 나뭇잎과 줄기를 뜯어 먹는 수식(browsing) 성향이 강하다.
- 수영: 수영과 잠수에 능숙하나, 일반 하마만큼 오랜 시간 물속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위험을 느끼면 물속으로 도망치거나 수풀 속으로 숨는다.
4. 번식
특정한 번식기는 없으나 우기에 출산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임신 기간은 약 190~210일(6~7개월)이며,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육상에서 태어나며, 생후 몇 주간은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나갈 때 은신처에 숨겨 둔다. 젖떼기는 생후 6~8개월에 이루어지며, 성숙까지 약 3~5년이 소요된다.
5. 보전 현황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종(Endangered, EN)으로 분류되어 있다. 주요 위협 요인은 서식지 파괴(벌목, 농경지 확장, 광산 개발), 밀렵(고기 및 상아용 송곳니), 내전 등으로 인한 서식지 단편화 등이다. 현재 야생 개체수는 2,5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제거래협약(CITES) 부속서 I에 등재되어 국제 상업 거래가 금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