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플런더포닉스

플런더포닉스(Plunderphonics)는 기존의 인식 가능한 음악 작품을 샘플링하여 새로운 트랙을 구성하는 음악 장르이다. 이 용어는 캐나다의 작곡가 존 오스왈드(John Oswald)가 1985년 발표한 에세이 "플런더포닉스, 또는 작곡 특권으로서의 오디오 해적질(Plunderphonics, or Audio Piracy as a Compositional Prerogative)"에서 처음 만들어냈으며, 이후 그의 앨범 《Grayfolded》의 라이너 노트에서 명확히 정의되었다.

플런더포닉스는 사운드 콜라주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오스왈드는 이를 독창성과 정체성의 개념을 질문하는 참조적이고 자의식적인 실천으로 묘사했다. 일반적인 힙합이나 전자 음악이 샘플을 비트 구성의 일부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플런더포닉스에서는 샘플링된 자료가 작품의 유일한 소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장르에서 자주 활용되는 소재로는 1950년대의 교육 영화, 뉴스 보도, 라디오 프로그램, 훈련된 보컬 아나운서의 음성 등이 포함된다.

플런더포닉스의 개념이 형성되기 이전에도 유사한 기법을 사용한 사례가 존재했다. 디키 굿맨과 빌 부캐넌의 1956년 싱글 "The Flying Saucer"는 다양한 현대 음반의 샘플을 삽입한 초기 사례로 꼽힌다. 또한 제임스 테니(James Tenney)의 1961년 콜라주 작품 《Collage No. 1 ("Blue Suede")》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을 조작한 것으로, 플런더포닉 기술의 초기 명확한 사례로 평가된다. 더 레지던츠(The Residents)의 "Beyond The Valley Of A Day In The Life"는 비틀즈 음반의 발췌로 구성되기도 했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는 루치아노 베리오(Luciano Berio)의 《Sinfonia》 3악장이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 인용문을 말러의 교향곡에 겹쳐 사용한 대표적 사례로 언급된다.

1988년 오스왈드는 《Plunderphonics》 EP를 발표했으며, 이는 각 트랙이 단일 아티스트의 소재만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1989년에는 25개 트랙으로 확장된 CD 버전이 발매되었으나, 이 음반은 판매용으로 제공되지 않았다. 이후 캐나다 음반 산업 협회가 여러 음반사 고객을 대표하여 저작권 남용을 주장하며 법적 조치를 위협하자, 배포되지 않은 모든 사본은 파괴되었다. 이 사건은 플런더포닉스가 지닌 저작권 문제의 상징적 사례로 남아 있다.

플런더포닉스라는 용어는 이후 더 넓은 의미로 확장되어, 완전히 또는 거의 완전히 샘플로만 구성된 모든 음악을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 DJ 섀도의 1996년 앨범 《Endtroducing.....》, 더 애벌랜치스의 2000년 앨범 《Since I Left You》, 제이 딜라의 2006년 앨범 《Donuts》 등은 플런더포닉스의 중요한 작품으로 자주 언급된다. 오스왈드 자신의 후기 작업으로는 1993년의 《Plexure》와 그레이트풀 데드의 자료를 사용한 《Grayfolded》(1994/1995), 그리고 1969년부터 1996년까지의 작품을 모은 《Plunderphonics 69/96》(2001)이 있다.

플런더포닉스는 저작권법과 공정 이용(fair use) 원칙에 관한 논쟁을 지속적으로 촉발해 온 장르이다. 많은 플런더포닉스 예술가들은 다른 예술가들의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공정 이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일부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저작권법에 항의하는 수단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플런더포닉스는 파생 장르로 혼톨로지(hypnagogic pop)와 베이퍼웨이브(vaporwave)를 낳은 것으로 평가된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