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회화(Flemish painting)는 15세기 초부터 17세기까지 오늘날의 벨기에 북부(플란데런 지역)와 네덜란드 남부, 프랑스 최북단 일대를 포함하는 저지대 국가(Low Countries) 중부 지역에서 번성한 회화를 가리킨다. 엄밀히 말하면 이 지역은 중세 플랑드르 백국(County of Flanders), 투르네지(Tournaisis), 브라반트 공국(Duchy of Brabant) 등을 포함하는 '옛 플랑드르'에 해당한다. 현대 벨기에에서는 이 구분이 명확히 인식되고 있으나, 해외 학계와 저술에서는 종종 현대의 플란데런 지역과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다.
시기별 전개
초기 플랑드르 회화 (15세기~1520년경) 후기 고딕 미술의 세밀화(miniature painting)에 기원을 둔 이 시기의 회화는 영어권에서 '초기 네덜란드 회화(Early Netherlandish painting)'로도 불린다. 이 시기 화가들은 유화 물감(oil paint)을 최초로 대중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플랑드르 원시파(Flemish Primitives)'라고 칭하기도 한다. 대표 화가로는 얀 판 에이크(Jan van Eyck),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Rogier van der Weyden), 로베르 캉팽(Robert Campin), 한스 멤링(Hans Memling), 휴고 판 데르 구스(Hugo van der Goes) 등이 있다. 이들의 주요 후원처는 부르고뉴 공국의 궁정이었다.
플랑드르 르네상스 회화 (16세기) 16세기 초부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영향이 알프스 너머 플랑드르 지역에 전해지기 시작했다. 플랑드르 르네상스 회화는 안트베르펜(Antwerp)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며, 대표 화가로는 피터르 브뤼헐 더 아우더(Pieter Brueghel the Elder)가 꼽힌다. 그는 당시 북유럽 매너리즘 화가들과 달리 이탈리아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화풍을 유지하였다.
플랑드르 바로크 회화 (17세기) 1585년 안트베르펜 공성전 이후 저지대 국가는 북부(네덜란드 공화국)와 남부(스페인령 네덜란드)로 정치적으로 분리되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종교 전쟁을 피해 북부로 이주하여 네덜란드 황금기 회화를 꽃피웠으나, 남부 플랑드르 지역에서도 바로크 회화가 번성하였다. 이 시기 안트베르펜파(Antwerp school)를 중심으로 활동한 대표 화가로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안토니 반 다이크(Anthony van Dyck), 야콥 요르다엔스(Jacob Jordaens)가 있다. 이들은 북유럽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유럽 전역에 영향을 끼쳤다.
쇠퇴와 부활 1640년 루벤스의 사망과 1648년 80년 전쟁의 종결 이후 플랑드르 회화는 점차 쇠퇴하였다. 이후 1830년 벨기에 혁명을 전후로 한 시기에 플란데런 지역의 회화 예술이 다시 부흥하였으나, 이 시기의 화가들은 일반적으로 '플랑드르 화가'보다는 '벨기에 화가'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특징 플랑드르 회화는 북방 르네상스(Northern Renaissance)의 핵심 축을 이루었으며, 세밀한 사실성, 유화 기법의 발전, 종교적 주제와 초상화 및 일상 풍경의 정교한 표현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플랑드르 악파(Franco-Flemish School)의 음악 또한 거의 동시기에 번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