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파워(영어: flower power)는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사이에 미국에서 나타난 비폭력 저항 운동의 상징이자 구호이다. 이 개념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폭력 대신 꽃과 사랑, 평화를 통해 사회 변화를 이루고자 한 히피(hippie) 문화의 핵심 이념으로 자리잡았다.
어원 및 유래
'플라워 파워'라는 표현은 1965년 미국의 비트 세대 시인 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긴즈버그는 1965년 11월 3일 《행진/장엄한 광경을 만드는 방법》(How to Make a March/Spectacle)이라는 기고문에서 시위대가 경찰, 언론인, 정치인 및 구경꾼에게 꽃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전쟁 반대 운동을 보다 긍정적이고 평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특히 긴즈버그는 당시 전쟁을 지지하며 반전 시위를 폭력적으로 방해하겠다고 위협한 오토바이 갱단 헬스 엔젤스(Hells Angels)에 맞서 평화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방법을 제안하였다.
운동의 전개
1966년 말부터 플라워 파워 운동은 캘리포니아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뉴욕의 진보적 인형극단 '빵과 인형 극장'(Bread and Puppet Theater)은 반전 운동을 위해 풍선과 꽃을 나누어 주는 시위를 펼쳤고, 뉴욕 활동가들이 발행한 잡지 《비폭력 워크샵》(WIN)은 플라워 파워 시위를 장려하였다.
1967년 5월, 활동가 애비 호프먼(Abbie Hoffman)은 '꽃의 여단'(Flower Brigade)을 조직하여 베트남 파병 군인을 위로하는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꽃과 깃발, 'LOVE'가 새겨진 분홍색 포스터를 들고 행진하였으며, 이에 반대하는 전쟁 지지자들이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뉴스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1967년 10월 21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펜타곤(Pentagon)에서 열린 반전 시위였다. 호프먼과 제리 루빈(Jerry Rubin)이 조직한 이 행진에서 시위대는 펜타곤 철폐를 요구하며 행진하였고, 군사경찰과 대치하자 군인들의 총신에 꽃을 꽂았다. 이 장면은 플라워 파워 운동의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이 되었다. 워싱턴의 사진가 버니 보스턴(Bernie Boston)이 촬영한 이 사진은 1967년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프랑스 사진작가 마르크 리부(Marc Riboud)가 촬영한, 당시 17세 고등학생 잔 로즈 카스미르(Jan Rose Kasmir)가 총검을 겨누는 군인 앞에서 국화꽃을 들고 있는 사진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문화적 배경과 유산
플라워 파워 운동의 상징적 중심지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에시버리(Haight-Ashbury) 지역이었다. 1960년대 중반 이 지역은 사이키델릭 록 음악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 그레이트풀 데드(Grateful Dead),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등의 음악가들이 이곳에 거주하였다. 1967년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 동안 수천 명의 히피가 이 거리에 모여들었고, 스콧 매켄지(Scott McKenzie)의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Flowers in Your Hair)〉는 이 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다. 같은 해 비틀즈(The Beatles)의 〈All You Need Is Love〉 역시 플라워 파워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잡았다.
예술 분야에서는 밀튼 글레이저(Milton Glaser), 하인츠 에델만(Heinz Edelmann), 피터 맥스(Peter Max) 등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플라워 파워의 시각적 상징을 창조하였다. 피터 맥스는 데이클로(Day-Glo) 물감을 사용한 생생한 색상의 포스터로 유명해졌으며, 이는 플라워 파워 예술의 아이콘이 되었다.
쇠퇴
197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플라워 파워 운동은 1973년 미국이 징병제를 폐지하고 베트남에서 철수하면서 점차 쇠퇴하였다. 1971년 12월 10일, 존 레논(John Lennon)은 대마초 소지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은 활동가 존 싱클레어(John Sinclair)를 위한 집회에서 "오케이, 그래서 플라워 파워가 안 먹히네요. 뭐 어쩌라고요. 우린 다시 시작합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기타 용례
'플라워 파워'는 동음이의어로서 여러 다른 대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대한민국 걸 그룹 소녀시대의 일본 여섯 번째 싱글 〈FLOWER POWER〉(2012년), 스웨덴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더 플라워 킹스(The Flower Kings)의 음반 《Flower Power》, 일본 가수 시라이 다카코의 1985년 음반 등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