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콥토돈(Procoptodon)은 플라이스토세 시대(약 200만 년 전 ~ 1만 8천 년 전)에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서식했던 멸종된 대형 유대류의 한 속(屬)이다. 캥거루과(Macropodidae)에 속하며, 짧은 얼굴을 가진 스테누린(sthenurine) 캥거루로 분류된다. 1873년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언(Richard Owen)에 의해 처음 학계에 보고되었다.
어원
속명 Procoptodon은 그리스어 접두사 "πρό-(pro-)"(앞쪽), "κόπτω(koptό)"(자르다), "ὀδών(odon)"(이빨)의 합성어로, '앞쪽의 절단 이빨'이라는 뜻이다. 이는 특히 두드러진 앞니의 형태와 크기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분류 및 종
프로콥토돈속에는 여러 종이 알려져 있다. 대표종으로는 가장 큰 종인 P. goliah(프로콥토돈 골리아), 그리고 P. pusio, P. rapha 등이 있다. P. goliah는 현재까지 알려진 캥거루 중 가장 큰 종으로, 키는 약 2~2.7m, 몸무게는 200~240kg에 달했다. 반면 P. gilli는 키가 약 1m 정도로 스테누린 캥거루 중 가장 작은 종에 속했다.
형태적 특징
프로콥토돈의 두개골은 얼굴 부분이 짧고 납작했으며, 눈이 앞쪽을 향하고 있어 양안시(兩眼視)에 유리했다. 발에는 말발굽과 유사한 큰 발가락이 하나씩 있었다. 앞발에는 두 개의 길고 큰 발톱이 있어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잎을 먹는 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 방식
프로콥토돈의 이동 방식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쟁이 있었다. 현대 캥거루처럼 깡충깡충 뛰어서 이동했을 가능성과, 두 발로 직립 보행했을 가능성이 모두 제기되었다. 2014년 연구에서는 넓은 골반과 비틀림에 강한 발목 관절 구조를 근거로 프로콥토돈이 깡충뛰기보다는 사람과 유사한 방식의 두 발 보행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2026년 연구에서는 스테누린 캥거루의 중족골(metatarsal) 안전 계수가 현대 캥거루보다 높아 깡충뛰기가 기계적으로 가능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어, 두 방식 모두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식지 및 분포
프로콥토돈의 화석은 주로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반건조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당시 나무가 없는 모래 언덕이 펼쳐진 척박한 환경이었으나, 멘린디 호수(Lake Menindee) 주변 지역은 비교적 서늘하고 습한 기후였으며, 경엽수림, 삼림, 사바나, 평원이 모자이크 형태로 분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석 발자국은 캥거루 아일랜드(Kangaroo Island)에서도 발견되었다.
식성
프로콥토돈은 주로 나무와 관목의 잎을 먹는 브라우저(browser)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단한 두개골 구조와 짧아진 얼굴은 질긴 식물을 씹는 데 필요한 강력한 저작근(咀嚼筋)과 관련이 있다. 치아 에나멜의 안정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들은 C4 광합성 경로를 사용하는 식물, 특히 반건조 지역의 염생 관목(cheopod)을 주로 섭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유 수원(호수, 하천 등)에 크게 의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멸종
프로콥토돈은 약 4만 5천 년 전까지 생존했으며, 일부 증거에 따르면 약 1만 8천 년 전까지도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 멸종 원인으로는 플라이스토세의 기후 변화와 인간의 사냥 활동이 모두 거론된다. 인간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도착한 시기와 프로콥토돈의 멸종 시기가 대략 일치하지만, 인간이 이 종을 사냥했다는 직접적인 화석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자유 수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건조화가 진행되는 환경에서 취약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