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퓨가시티

퓨가시티(영어: fugacity)는 통계역학 및 물리화학에서 사용되는 물리량으로, 계를 구성하는 입자가 계에 들어오거나 계로부터 이탈하려는 경향의 정도를 나타내는 스칼라 물리량이다. 화학 퍼텐셜과 온도의 비의 지수 함수 관계에 있으며, 한자어로는 휘산도(揮散度)라고도 한다.

개념 및 어원

퓨가시티라는 개념과 용어는 미국의 화학자 길버트 뉴턴 루이스(Gilbert N. Lewis)가 1901년에 도입하였다. 어원은 라틴어 'fugiō'(도피하다, 달아나다)에서 유래하였으며, 같은 어원에서 영어 단어 'fugitive'(도망자)도 파생되었다. 루이스는 혼합물로 이루어진 두 개 이상의 상(phase)이 평형 상태에 있을 때 서로 다른 상 사이에 물질이 이동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탈성향'(escaping tendency)이라는 개념을 먼저 사용하였고, 이후 이 개념을 퓨가시티라고 명명하였다.

루이스는 온도가 열의 이동을 결정짓는 것과 유사하게, 퓨가시티는 물질의 이동을 결정짓는 개념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상 기체의 경우 온도가 같을 때 증기압이 곧 이탈성향과 같지만, 실제 기체에서는 증기압이 액상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값과 다른 값을 가지므로 퓨가시티라는 별도의 물리량이 필요하게 되었다.

정의

통계역학에서, 주위 환경과 입자 및 에너지를 교환하는 계의 앙상블은 큰 바른틀 앙상블(grand canonical ensemble)로 표현되며, 그 큰분배 함수(grand partition function) 𝒵는 다음과 같다.

𝒵(z, V, T) = Σ_{N=0}^{∞} z^{N} Z(N, V, T)

여기서 매개변수 z를 퓨가시티라고 한다. 퓨가시티 z와 화학 퍼텐셜 μ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z = exp(μ / k_B T)

(단,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

상대 퓨가시티

물리화학에서 '퓨가시티'라는 용어는 보통 상대 퓨가시티(relative fugacity) f를 일컫는 경우가 많다. 상대 퓨가시티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f = f° exp[(μ - μ°) / RT]

여기서 μ°는 기준 계의 화학 퍼텐셜, f°는 기준 계의 압력이다. 기체의 경우 기준 상태는 보통 100킬로파스칼(또는 1기압)의 이상 기체 상태로 설정된다. 따라서 화학에서 사용하는 퓨가시티는 압력의 단위를 가진다.

퓨가시티 계수(fugacity coefficient) φ는 상대 퓨가시티 f와 압력 P의 비율로 정의된다.

φ = f / P

퓨가시티 계수는 물질이 기준 계(이상 기체)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측정하며, 1에 가까울수록 이상 기체에 가깝다. 매우 낮은 압력(P → 0)에서는 모든 기체가 이상 기체에 근접하므로 lim_{P→0} φ(P, T) = 1이 성립한다.

화학 퍼텐셜과의 관계

이상 기체의 화학 퍼텐셜은 μ - μ° = RT ln(P / P°)로 표현된다. 반면 실제 기체의 화학 퍼텐셜은 퓨가시티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μ - μ° = RT ln(f / f°)

즉, 이상 기체의 경우 퓨가시티 계수 φ = 1이다.

응용

퓨가시티는 고체·액체·기체의 평형 상태로 구성된 다성분 평형을 다루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한 다양한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다성분 혼합물의 상(state)을 예측하는 도구로 쓰인다. 퓨가시티는 화학 퍼텐셜과 동일한 정보를 담고 있지만, 매우 낮은 압력에서 화학 퍼텐셜이 음의 무한대로 발산하는 반면 퓨가시티 계수는 0으로 수렴하므로 계산 및 취급이 더 편리한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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