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風景畫, 영어: landscape painting 또는 landscape art)는 산과 계곡, 나무와 강, 숲, 들판, 하늘 등 자연 풍경이나 도시의 환경 등 집 밖의 경치를 주된 주제로 그린 그림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주요 주제가 넓게 펼쳐진 일관된 구도로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 핵심적 특징이며, 다른 회화 장르에서 풍경이 배경으로만 사용되는 것과 구별된다. 풍경화에서 하늘은 시선의 근원으로서 거의 항상 포함되며, 날씨 또한 작품 구도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어원 및 용어의 기원
'풍경화'라는 용어는 한자어 風景(풍경)과 畫(그림)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 서양 미술사에서 풍경화를 뜻하는 영어 'landscape'는 네덜란드어 'landschap'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ndschap'는 원래 특정 지역의 땅, 즉 토지의 영역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며, 이후 회화 용어로 확장되었다. 이 단어가 영어에서 순수 예술 작품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한 것은 1598년경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실제 자연 풍경을 묘사하는 회화 장르의 명칭으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725년 이후이다.
역사적 전개
풍경만을 독립된 주제로 삼은 그림은 세계 여러 문명에서 다양한 시기에 등장하였다. 사람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풍경화의 가장 이른 사례로는 기원전 1500년경 그리스 미노스 문명에서 발견된 벽화가 꼽힌다. 다만 풍경이 독립된 회화 장르로 성립되기 전까지, 서양 회화에서 풍경은 주로 종교화나 역사화, 초상화 등의 배경 역할에 머물렀다.
서양 미술사에서 풍경화가 독립적인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은 16~17세기에 이르러서이다. 특히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사실적 풍경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스페인과의 독립전쟁을 거쳐 공화국을 세운 네덜란드에서는 귀족이나 교회가 아닌 시민 계층이 미술의 주요 후원자로 부상하였다. 이에 따라 종교화나 역사화 중심의 기존 수요 대신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 등 일상적 주제를 다루는 회화가 활발히 제작되었다. 야코프 판 라위스달(Jacob van Ruisdael), 판 호이엔(Jan van Goyen), 호베마(Meindert Hobbema) 등의 화가들이 실경 풍경화의 기초를 닦은 대표적 인물로 평가된다.
이후 19세기에는 프랑스의 바르비죵파(Barbizon School)와 인상주의(Impressionism) 화가들에 의해 풍경화가 더욱 발전하였다. 카미유 코로(Camille Corot),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존 컨스터블(John Constable) 등이 빛과 대기의 변화를 실험적으로 표현한 풍경화를 남겼으며, 이는 근대·현대 미술의 전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동양 및 한국에서의 전개
동양 미술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한 회화 전통으로 '산수화(山水畵)'가 오랜 역사를 지녀 왔다. 산수화는 단순한 경관 재현을 넘어 자연을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의미와 정서가 충만한 이상향으로 바라보는 동양적 자연관을 반영한 장르이다.
한국의 경우, 20세기 초 일본을 통해 원근법과 투시법에 입각한 서구 근대의 풍경화가 수용되었다. '풍경화'라는 용어가 한국에서 등장한 것은 1910년대이며, 1920년대 조선미술전람회(조선미전) 출품작 가운데 무명의 장소를 그린 풍경화가 다수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이루어졌다. 1930년대에는 한국의 기후와 풍토에 적합한 풍경화를 탐구하는 조류가 나타났으며,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의 상흔이나 향토적 정서를 표현한 풍경화가 제작되기도 하였다. 1980년대 이후에는 회화뿐 아니라 사진, 판화, 비디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졌다.
유형
풍경화는 표현 대상에 따라 크게 자연 풍경을 그린 작품과 도시·건축물·항구 등의 인공 환경을 그린 도시 풍경화로 구분된다. 또한 특정한 실제 장소를 그린 실경(實景) 풍경화와 화가의 상상이나 이상에 기반한 공상적 풍경화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서양 미술사에서는 '세계 풍경화'(world landscape, 독일어 Weltlandschaft)처럼 높은 시점에서 내려다본 가상의 파노라마 풍경을 그린 유형도 존재한다. 19세기 이후에는 풍경 사진 역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풍경화의 확장된 형태로 다루어져 왔다.
의의
풍경화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특정 시대와 지역의 자연관과 세계관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회화 장르 중 하나이다. 특히 한국 미술사에서 풍경화는 전통적 산수화의 자연관이 서구 근대의 자연관으로 대체되고 근대적 회화 개념이 정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