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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

퐁네프(Pont Neuf)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Seine)을 가로지르는 석조 아치교이다. 프랑스어로 Pont는 '다리', Neuf는 '새로운'을 뜻하여 '새로운 다리'라는 의미를 지니지만, 역설적으로 현재 파리의 센강에 남아 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한국어 표기로는 '퐁네프'와 '퐁뇌프'가 혼용된다.

퐁네프는 파리 시내 센강 중류에 위치한 시테섬(Île de la Cité)의 서쪽 끝을 통과하여, 센강 우안(右岸)과 좌안(左岸)을 연결한다. 다리는 두 개의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좌안에서 시테섬까지는 5개의 아치, 시테섬에서 우안까지는 7개의 아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길이는 약 232m, 폭은 약 22m이다.

1578년 프랑스 앙리 3세(Henri III)의 명으로 착공되었으나, 종교 전쟁 등 정치적 혼란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앙리 4세(Henri IV) 시기인 1607년에 완공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다리 위에는 주택과 상점이 들어서 있었으나, 퐁네프는 처음부터 다리 위에 건물을 짓지 않도록 설계되어 개방적인 시야를 확보하였고, 보행자를 위한 인도(步道)가 설치된 최초의 파리 석교(石橋)이기도 하다.

다리는 1614년 시테섬 위에 세워진 앙리 4세의 청동 기마상(騎馬像)이 위치해 있으며, 다리 양쪽 난간에는 르네상스 조각가 제르맹 필롱(Germain Pilon)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381개의 석조 가면(mascarons)이 장식되어 있다. 이 가면들은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숲과 들판의 신, 사티로스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9세기 복원 당시 제작된 복제품이다.

완공 이후 퐁네프는 단순한 교량을 넘어 파리 시민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기능하였다. 행상인, 곡예사, 약장수, 풍자 연기자 등이 모여들었고, 정치·사회적 풍자와 소식이 오가는 파리 생활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17~18세기에는 '퐁네프를 건너지 않고는 파리를 알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번화한 장소였다.

1889년 프랑스 문화부에 의해 역사기념물(monument historique)로 지정되었다. 1985년에는 예술가 크리스토(Christo)와 잔클로드(Jeanne-Claude) 부부가 다리 전체를 천으로 감싸는 대규모 설치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주목받았다. 1991년에는 레오스 카락스(Leos Carax) 감독의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Les Amants du Pont-Neuf)이 개봉되어 문화적 인지도를 높였다.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대대적인 복원 공사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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