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펠릭스 라자스펠드(Paul Felix Lazarsfeld, 1901년 2월 13일 ~ 1976년 8월 30일)는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사회학자이자 수학자이다. 그는 20세기 경험적(실증적) 사회학의 창시자로 평가되며, 콜롬비아 대학교 응용사회연구소(Bureau of Applied Social Research)의 설립자로서 사회조사 방법론과 연구 조직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라자스펠드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 소피 라자스펠드는 아들러 학파의 심리치료사였고, 아버지 로베르트는 변호사였다. 그는 빈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여 1925년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박사 논문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과 관련된 수학적 주제를 다루었다. 1920년대에는 빈 학파(Vienna Circle)의 철학자들과 교류했고, 사회주의 활동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수학과 양적 방법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학에 접근했다. 1932년에는 사회학자 마리 야호다, 한스 차이젤과 함께 실업이 소규모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고전적 연구 《마리엔탈의 실업자들》(Die Arbeitslosen von Marienthal)을 공동 집필했다. 이 연구는 로크펠러 재단의 주목을 받아 1933년 미국으로의 방문 연구 기회를 얻게 되었다.
미국에 정착한 라자스펠드는 1935년 뉴어크에서 연구 기관을 설립했고, 이후 프린스턴 라디오 연구 프로젝트를 거쳐 콜롬비아 대학교로 옮겨 응용사회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이 연구소를 통해 상업 및 학술 의뢰를 받는 '행정적 연구(administrative research)' 모델을 구축했으며, 이는 이후 여러 대학에서 연구 기관 운영의 모범 사례로 재현되었다.
라자스펠드의 주요 학문적 기여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로, 엘리후 카츠와 함께 공동 집필한 《퍼스널 인플루언스》(Personal Influence)에서 '의견 선도자(opinion leader)'를 통한 '2단계 유통 이론(two-step flow of communication)'을 제시했다. 둘째, 로버트 K. 머튼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매스미디어의 '마비적 역기능(narcotizing dysfunction)' 개념을 대중화했다. 셋째, 잠재 계층 모델(latent class model), 패널 조사 방법, 맥락 분석 등 통계적 조사 방법론의 발전에 기여했다. 또한 그는 '라자스펠드-스탠턴 프로그램 분석기'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 기법의 개발에도 관여했다.
라자스펠드는 미국사회학회(ASA)와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시카고 대학교, 콜롬비아 대학교, 빈 대학교, 소르본 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명예 학위를 받았다. 콜롬비아 대학교의 사회연구센터는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고, 미국사회학회 방법론 분과의 공로상과 미국평가협회의 이론상도 그의 이름을 기리고 있다.
그의 연구는 개인 단위의 의사결정 과정과 매스미디어의 영향에 집중했으며, 이에 대해 C. 라이트 밀스는 '추상적 경험주의(abstract empiricism)'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테오도어 W. 아도르노는 라자스펠드의 경험주의적 접근과 대비되는 비판적 전통을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라자스펠드는 1976년 8월 30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