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온주의(Post-Zionism)는 1980년대 후반부터 이스라엘의 지식인, 학자, 예술가들 사이에서 대두된 비판적 이데올로기이자 학술적 흐름이다. 이는 이스라엘 건국의 기초가 된 전통적 시온주의의 역사관과 국가관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스라엘 사회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포함한다.
포스트시온주의는 주로 이른바 ‘신역사학자(New Historians)’라고 불리는 베니 모리스(Benny Morris), 일란 파페(Ilan Pappé), 아비 슐라임(Avi Shlaim) 등의 연구를 통해 확산되었다. 이들은 기밀 해제된 이스라엘 정부 문서를 바탕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와 아랍 국가들과의 갈등 원인을 기존의 공식적 서사와 다르게 해석하였다.
주요 특징으로는 첫째, 이스라엘 국가 정체성을 유대 민족주의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시민의 권리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둘째, 시온주의가 강조해 온 건국 신화와 민족적 영웅주의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이 겪은 ‘나크바(Nakba, 대재앙)’를 역사의 일부로 인식하고자 한다. 셋째, 이스라엘의 안보 논리가 국가의 민주적 가치보다 우선시되는 상황을 경계한다.
포스트시온주의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거센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지지자들은 이 개념이 이스라엘이 보다 성숙하고 보편적인 민주 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비판자들은 이스라엘의 국가적 정통성을 약화시키고 유대 정체성을 훼손하는 반시온주의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이후 제2차 인티파다 등 중동 정세의 변화로 인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시온주의(Neo-Zionism)가 강화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