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93은 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포르쉐가 생산한 스포츠카인 포르쉐 911의 4세대 모델을 가리키는 내부 형식 코드(Type)이다. 포르쉐 911 시리즈에서 964를 계승한 모델로, 199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었으며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생산되었다.
개요 및 특징
포르쉐 993은 911 모델 30주년을 기념하는 차량이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911 계열에서 마지막으로 공랭식 엔진을 사용한 차량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후 후속 모델인 996부터는 수랭식 엔진으로 전환되었다. 포르쉐 공식 자료에 따르면 993의 부품 중 이전 세대인 964에서 이어받은 것은 약 20%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전면 재설계되었다. 포르쉐는 993을 기술적, 시각적 측면 모두에서 중요한 진전이었다고 평가한다.
차체 및 서스펜션
외관 디자인은 영국인 디자이너 토니 해터(Tony Hatter)가 담당했으며, 전반적인 디자인 방향은 하름 라가이(Harm Lagaay)의 지휘 아래 진행되었다. 964의 차체 골격과 캐빈 구조의 기본 골격은 유지되었으나, 더 넓게 플레어링된 휠 아치, 매끄러운 전후방 범퍼 디자인, 확대된 리트랙터블 리어 스포일러, 눈물방울 형태의 사이드 미러 등 외부 패널이 대폭 개정되었다.
차체 하부에는 경량 알루미늄 리어 서브프레임과 완전히 새로운 멀티링크 코일 스프링 및 위시본 리어 서스펜션 방식이 도입되었는데, 이를 바이자흐 액슬(Weissach axle)이라고 부른다. 이는 911 특유의 고속 코너링 시 리프트오프 오버스티어 경향을 줄이고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파워트레인
자연흡기 카레라 모델에는 3.6리터 M64 공랭식 SOHC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장착되었다. 초기 모델(1994~1995년식)은 272마력을, 1996년식부터는 VarioRam 가변 흡기 시스템이 추가되어 285마력으로 출력이 상향되었다. 1995년에는 트윈터보 3.6리터 엔진을 탑재한 993 터보가 출시되어 408마력을 발휘했으며, 이는 911 터보 최초의 사륜구동 모델이기도 했다. 993은 911 최초로 6단 수동변속기를 기본 장착한 세대이기도 하다.
주요 파생 모델
993 세대에는 다양한 파생 모델이 존재한다. 카레라(후륜구동), 카레라 4(사륜구동), 타르가, 카레라 S, 카레라 4S, 터보, 터보 S, 카레라 RS, GT2 등이 있으며, 이 중 터보 S와 GT2는 한정 생산되었다. 터보 S는 1997년에 450마력으로 출력이 상향되었고, GT2는 레이싱용으로 개발된 고성능 모델이다. 카레라 RS는 경량화가 이루어진 자연흡기 성능 모델로, 3.8리터 엔진으로 300마력을 발휘했다. 카레라 S와 4S는 터보 모델의 넓은 차체를 공유하면서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생산 및 종료
포르쉐는 993 세대를 총 약 68,000대 이상 생산했다. 1998년에 후속 모델인 996이 출시되면서 993의 생산은 종료되었으며, 이로써 1948년부터 이어져 온 포르쉐의 공랭식 엔진 시대도 막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생산된 공랭식 911은 1998년 3월 31일에 완성된 리비에라 블루 색상의 카레라 4S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차량은 미국의 배우 제리 사인펠드(Jerry Seinfeld)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가
993은 마지막 공랭식 911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공랭식 엔진 기술의 정점이자 동시에 현대적인 조종 안정성과 승차감을 갖춘 모델로 평가받는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911 시리즈 중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지닌 모델 중 하나로 꼽히며, 특히 993 터보와 GT2는 수집가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