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세티(고대 노르드어: Forseti)는 노르드 신화에 등장하는 법률과 정의, 화해를 관장하는 신이다. 그의 이름은 고대 노르드어로 "주재하는 자", "의장"을 의미하며, 현대 아이슬란드어와 페로어에서 "대통령"을 뜻하는 단어로도 사용된다.
신화적 계보와 역할 스노리 스투를루손이 저술한 《산문 에다》(Prose Edda)에 따르면, 포르세티는 발드르(Baldr)와 난나(Nanna)의 아들이다. 그는 금과 은으로 지어진 홀 글리트니르(Glitnir, "반짝이는 곳"이라는 뜻)에 거주하며, 신과 인간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는 최고의 재판 장소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사건을 가져오는 모든 이들은 화해한 채로 돌아간다고 전해진다. 이는 포르세티가 폭력이 아닌 논의와 중재를 통한 해결을 중요시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학자 얀 데 프리스(Jan de Vries)의 지적처럼, 포르세티를 정의의 신으로 보는 근거는 주로 그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며, 노르드 신화 내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서사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문헌상의 기록 포르세티는 고대 노르드 문학에서 극히 드물게 언급된다. 《고 에다》(Poetic Edda)에 수록된 시 중 하나인 《그림니스말》(Grímnismál)의 제15절에서 그가 거주하는 홀 글리트니르가 금과 은으로 빛나는 곳으로 묘사되며, 노르웨이 동부의 온쇠(Onsøy) 지역에 있는 농장 이름인 포르세틀룬드(Forsetalundr)의 어원으로도 그의 존재 흔적이 남아 있다. 이는 그가 해당 지역에서 숭배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프리지아의 신 포시테(Fosite)와의 동일시 포르세티는 일반적으로 프리지아(Frisia) 민족이 숭배한 신 포시테(Fosite)와 동일시된다. 8세기 성직자 알쿠인(Alcuin)의 기록에 따르면, 덴마크와 프리지아 사이의 어떤 섬이 포시테에게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으며, 그 섬은 신의 이름을 따서 포시테스란트(Fositesland)라고 불렸다. 이 섬에는 신성한 샘이 있었는데 물을 길을 때는 엄숙히 침묵해야 했다고 한다. 브레멘의 아담(Adam of Bremen)은 그 섬이 헬리고란트(Heligoland)라고 주장했다.
또한 후대 중세의 전설에 따르면, 프랑크 왕 카를 대제가 프리지아인들의 법률을 문서화하려 했을 때 열두 명의 대표가 법을 암송하지 못해 무동력의 배에 실려 표류하게 되었는데, 이때 황금 도끼를 어깨에 멘 열세 번째 인물이 나타나 그들을 인도하고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이 인물은 전통적으로 포시테, 즉 포르세티로 해석되어 왔다. 다만 이 가설이 보편적으로 수용된 것은 아니다.
어원에 관한 학설 포르세티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제기되었다. 야코프 그림(Jacob Grimm)은 이를 "주재하는 자"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옛 고지 독일어의 *forasizo에 대응한다고 보았으나, 이후에는 "소용돌이치는 시내"(fors)에서 유래했다는 설을 선호했다. 독일 언어학자 한스 쿤(Hans Kuhn)은 게르만어 형태 포시테(Fosite)가 그리스어 포세이돈(Poseidon)과 언어적으로 동일시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으나, 어원학자 볼프강 라우어(Wolfgang Laur)는 게르만 신의 이름이 거의 전적으로 게르만어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들어 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으며, 포르세티라는 이름은 여전히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현대 문화 속의 포르세티 포르세티는 현대 대중문화에서도 등장한다. 독일의 네오포크(neofolk) 밴드 포르세티(Forseti)는 이 신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2002년에 출시된 게임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Age of Mythology)에서는 노르드 문명이 숭배할 수 있는 아홉 명의 하위 신 중 하나로 등장한다.
포르세티에 관한 고대 문헌 기록이 소략하기 때문에 그의 신화적 위상이나 신격의 성격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며, 학계에서도 이름의 어원과 프리지아 신 포시테와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