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급 전함은 제1차 세계 대전 시기에 건조된 미국 해군의 표준형 전함(Standard-type battleship) 함급이다. 총 두 척의 전함, BB-38 USS 펜실베이니아와 BB-39 USS 애리조나로 구성되었다. 이 함급은 이전 네바다급 전함의 설계를 발전시켜, 강력한 화력과 철저한 방어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며, 이후 건조될 미국 전함의 설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설계 및 건조
펜실베이니아급 전함은 1913년에 건조가 승인되어, 1913년부터 1914년에 걸쳐 기공되었다. 설계 목표는 당시 국제적으로 유행하던 "드레드노트" 전함의 개념을 계승하면서도, 미국 해군의 독자적인 "표준형 전함" 교리를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이 교리는 전함들이 동일한 전술적 특성과 속도를 가지도록 하여 함대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배수량: 기준 배수량 약 31,400톤, 만재 배수량 약 32,500톤
- 길이: 185m (608 피트)
- 추진: 기어드 증기 터빈 4기, 4축 추진, 최대 속도 약 21노트
- 승조원: 약 970명 (평시)
무장
펜실베이니아급은 당시 미국 전함 중 가장 강력한 주포 무장을 자랑했다.
- 주포: 356mm (14인치) 45구경장 함포 12문 (3연장 포탑 4기)
- 이는 미국 전함으로는 최초로 12문의 14인치 함포를 탑재한 함급이다.
- 부포: 127mm (5인치) 51구경장 함포 22문 (측면 캐스메이트 방식, 후일 대대적인 개수를 통해 대폭 축소 및 대공포로 대체)
- 대공포: 초기에는 미미했으나, 제2차 세계 대전 중 대대적인 개수를 통해 다양한 대공포가 추가되었다.
- 어뢰발사관: 533mm 어뢰발사관 2문 (수중)
방어력
이 함급은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방어 체계를 채택한 미국 표준형 전함의 특징을 계승했다. 이는 함의 핵심 구역(탄약고, 기관실, 지휘부 등)에만 집중적으로 두꺼운 장갑을 배치하고, 다른 비핵심 구역은 경장갑으로 보호하는 방식이다.
- 장갑대: 최대 343mm (13.5인치)
- 갑판 장갑: 최대 76mm (3인치)
- 주포탑: 전면 457mm (18인치)
- 함교: 최대 406mm (16인치)
함정 및 역사
- USS 펜실베이니아 (BB-38): 1915년 진수, 1916년 취역. 제1차 세계 대전 중에는 주로 미국 동부 해안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당시 진주만에 정박 중이었으며, 일본군의 공격으로 경미한 손상을 입었으나, 신속히 수리되어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 알류샨 열도, 길버트 제도, 마셜 제도, 마리아나 제도, 레이테만 전투, 오키나와 전투 등 주요 작전에 참가하여 함포 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종전 직전 어뢰 공격으로 손상을 입었으며, 종전 후 비키니 환초에서의 핵 실험(크로스로드 작전)에 표적함으로 사용된 후 1948년 침몰 처리되었다.
- USS 애리조나 (BB-39): 1915년 진수, 1916년 취역. 제1차 세계 대전 중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 해군의 진주만 공격 당시 정박 중이었으며, 일본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폭격기의 공격을 받아 주포탑 탄약고가 유폭되며 침몰했다. 승조원 1,177명이 전사했으며, 현재까지도 진주만 해저에 잠들어 있으며, USS 애리조나 기념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의의
펜실베이니아급 전함은 미국 해군의 강력한 전함 건조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함급이었다. USS 애리조나는 제2차 세계 대전의 비극적인 서막을 알리는 상징으로 남아있으며, USS 펜실베이니아는 태평양 전쟁의 거의 모든 주요 작전에 참여하며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 함급은 미국 표준형 전함 교리의 성공적인 구현 사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