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루슈카(러시아어: Петрушка, 프랑스어: Petrouchka)는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가 작곡한 발레 및 오케스트라 콘서트 작품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러시아 전통 인형극에 등장하는 손 인형(hard puppet) 캐릭터의 이름이기도 하다.
작품 개요
페트루슈카는 세르게이 댜길레프(Sergei Diaghilev)가 이끄는 발레뤼스(Ballets Russes)의 1911년 파리 시즌을 위해 작곡되었다. 원래 안무는 미하일 포킨(Michel Fokine), 무대 디자인과 의상은 알렉상드르 브누아(Alexandre Benois)가 담당했으며, 브누아는 스트라빈스키의 대본 작성을 지원하기도 했다. 초연은 1911년 6월 13일 파리의 샤틀레 극장(Théâtre du Châtelet)에서 이루어졌으며, 표제 역할은 바슬라프 니진스키(Vaslav Nijinsky), 발레리나는 타마라 카르사비나(Tamara Karsavina)가 맡았다.
이 작품은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음악(《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중 하나로 꼽히며, 1막 4장(4 tableau) 구조의 부를레스크(burlesque)풍 발레이다.
줄거리
이야기는 183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사육제(마슬레니차, Maslenitsa)를 배경으로 한다. 마술사(Charlatan)가 세 개의 인형—페트루슈카, 무어(Moor), 발레리나(Ballerina)—을 생명을 부여한다. 페트루슈카는 발레리나를 사랑하지만, 발레리나는 더 강하고 화려한 무어를 선호한다. 상처받은 페트루슈카는 자신을 이 세상에 내보낸 마술사를 저주하며 무어에게 도전하지만, 더 크고 강한 무어에게 칼로 살해당한다. 구경꾼들은 공포에 질리고, 마술사는 페트루슈카가 단지 짚과 천으로 만든 인형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군중이 흩어진 뒤 밤이 찾아오면, 페트루슈카의 유령이 인형극장 위에 나타나 마술사에게 조롱과 도전의 몸짓을 보낸다.
음악적 특징
이 작품은 이른바 '페트루슈카 화음'(Petrushka chord)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다장조(C major)와 올림바장조(F♯ major)의 3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이중조성(bitonality) 기법으로, 주인공 페트루슈카를 상징한다. 작품은 러시아 민속 음악과 거리의 상인들의 외침, 프랑스 가요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합하여 러시아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주 구분
원곡(1911년판)은 대규모 관현악 편성(4관 편성)으로 작곡되었으며, 스트라빈스키는 1946년에 더 작은 규모의 관현악을 위한 개정판을 발표하였다(1947년 출판). 또한 1921년에는 피아노 독주를 위한 《페트루슈카에서의 세 개의 악장》(Trois mouvements de Petrouchka)을 편곡하여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에게 헌정했다.
러시아 인형극의 페트루슈카
한편 페트루슈카는 러시아 전통 거리 인형극에 등장하는 손 인형 캐릭터로서의 역사적 기원을 지닌다. 유럽 각지에서 유사한 캐릭터가 존재하는데, 영국의 펀치(Punch), 프랑스의 폴리시넬(Polichinelle), 이탈리아의 풀치넬라(Pulcinella), 독일의 카스퍼레(Kasperle)가 그 예에 해당한다. 러시아의 페트루슈카는 장난꾸러기이자 반항아적 성격의 인물로, 높고 삐걱거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나무 몽둥이로 도덕적 정의를 집행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에는 소련 당국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통제하기 위해 이 인형극을 실내 공연으로 옮기도록 했다.
주요 녹음
여러 지휘자의 주요 녹음이 존재하며, 대표적으로 피에르 몽퇴(Pierre Monteux, 1911년판),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자신(1947년판), 레너드 번스타인(1947년판), 세이지 오자와, 피에르 불레즈(1911년판), 사이먼 래틀 경(1947년판) 등의 연주가 알려져 있다.